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한국가스공사가 올해 2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해외에서 원유를 생산해 파는 한국석유공사 역시 국제유가 하락 기조의 직격탄을 맞으며 자본잠식에 빠질 위기에 처했다. 저유가 덕에 연료비 구매비를 아껴 깜짝 흑자를 낸 한국전력과는 반대의 모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2분기에 96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가스공사 실적이 통상 여름철에 부진하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지난해 2분기 2047억 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서는 등 예상보다 충격이 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저유가가 실적을 끌어내린 것이다. 상반기 도시가스용 판매물량은 988만9000톤, 발전용은 668만600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4%와 8.0% 줄었다. 단가 하락으로 매출액 역시 2.5%, 22.0% 감소했다. 가스공사의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은 8623억 원으로, 19.7% 급감했다.
해외사업 손실도 컸다. 가스공사가 지분 참여한 호주 프렐류드 사업에선 상반기 537억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고, 이라크 바드라 사업도 생산량 감소 여파로 16억 원의 적자를 냈다.
국제유가가 실적과 직결되는 석유공사의 경우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아직 실적 발표 전이지만 국제유가가 작년보다 반 토막 난 만큼, 실적도 그만큼 악화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실제로 배럴당 두바이유 가격은 작년 상반기 60∼70달러대를 오갔으나 올해는 1∼2월을 제외하면 20∼40달러대를 기록했다.
문제는 석유공사의 체력이다. 석유공사는 계속된 적자로 올 연말에는 자본금마저 바닥나는 자본잠식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작년 말 기준 석유공사 부채는 18조1309억 원, 부채비율은 3415%에 이른다. 부채비율은 2015년 453%에서 5년 만에 7배 이상 치솟았다. 석유공사의 자본총계는 2015년 말 8조2437억 원이었으나, 작년 말 5308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4조8000억 원이 투입된 캐나다 하베스트 유전 인수 등 해외자원개발이 부실로 이어진 영향이 컸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공사가 현재 투자 유치를 벌이고 있지만, 안될 경우 자본잠식에 빠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