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 지구 지각에서 가장 희귀한 금속 하나이며 특히 구하기 쉬운 금광석 대부분은 이미 채굴됐다. 남은 금을 찾기는 더욱 어려우며 그만큼 채굴비용은 많이 늘어나고 있다.
금값이 이달 처음으로 온스당 2000달러(약 238만 원)를 돌파하면서 금광업체들이 당장을 걱정할 필요는 없게 됐다. 그러나 채굴 난이도 상승과 그에 따른 비용 증가로 장기 전망은 밝지 않다고 WSJ는 지적했다. 지난주 금값이 급락한 것도 금광업체들에 높은 가격이 항상 유지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다시 상기시켰다.
금값은 연초 대비 약 28% 올랐지만, 금광회사들은 이를 이용해 새로운 프로젝트에 착수하는 대신 채무를 상환하거나 배당금을 인상하고 있다. 장기 전망의 불확실성에 신중한 행보를 보이는 것이다.
시가총액 기준 세계 2위 금광업체인 배릭골드의 마크 브리스토우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확실히 금 채굴의 정점을 지나갔다”며 “금광업체들이 2000년 이후 찾은 새로운 금은 같은 기간 기존 광산에서 채굴됐던 금의 절반만을 대체한다”고 추정했다.
호주 소재 마이넥스컨설팅에 따르면 금광업체들의 지난해 신규 금광 탐사예산은 44억40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 수준이었던 2012년보다 63% 적었다.
이는 새로운 금을 찾는 비용이 갈수록 늘어나기 때문에 업체들이 갈수록 소극적으로 된 영향이다. 마이넥스에 따르면 1온스의 금을 발견하는 데 들어간 평균 비용은 2009~2018년에 62달러로, 이전 10년간의 두 배 이상이었다.
채굴된 암석 1t당 금 함유량도 급감하고 있다. 귀금속 컨설팅 회사 메탈포커스에 따르면 1970년대 초 함유량은 t당 10g 이상이었지만, 작년은 약 1.46g에 그쳤다. 이렇게 될수록 더 많이 땅을 파야 해서 채굴비용이 급증하게 된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1온스의 금을 채굴하는 데 들어가는 총비용은 2001년의 온스당 176달러에서 지난해 705달러로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