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이날 중국 경제지표 발표와 15일 미ㆍ중 무역회담을 앞두고 매물 소화 과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이날 오전 11시 중국서 발표되는 소매판매 및 산업생산 등 실물경제지표가 시장 예상을 크게 벗어나느냐에 따라 국내 증시에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 = MSCI 한국지수 ETF는 0.52%, MSCI 신흥국지수 ETF는 0.29% 하락했다.
전일 한국 증시는 옵션만기일을 감안 외국인의 선물 동향에 따라 장 마감을 앞두고 변동성을 키우기는 했으나 상승 마감했다. 특히 변동성 확대는 폼페이오의 중국 앱에 대한 거래 정지 대상이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하자 미-중 마찰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추정한다. 이렇듯 그동안 펀더맨탈과 증시 주변 여건을 감안하지 않고 유동성에 기반해 상승이 컸다는 점을 감안 자그마한 이슈와 수급적인 요인에도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은 부담이다.
이런 가운데 오늘 주목할 부분은 한국 시간 오전 11시에 발표되는 중국의 소매판매 및 산업생산 등 실물경제지표다. 시장은 전월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의 경기 회복 기대를 더욱 높인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예상을 밑돈다면 이를 빌미로 차익 매물 출회 가능성이 있다. 결국 한국 증시는 이러한 중국 경제지표 결과 및 15일 미-중 회담 등을 감안 매물 소화 과정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 = 올해 KOSPI 목표치를 2580포인트로 9.8% 상향조정한다. KOSPI 기업이익 전망이 당사 하반기 전망에서 예상했던 경로대로 완만한 호전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정책 대응에 따른 강력한 유동성 여건이 고 멀티플 환경을 떠받치고 있다. 연말까지 KOSPI 12개월선행 영업이익은 9.1% 상향된 176조 원을 기록할 전망이며, KOSPI 목표치로 12개월선행 주가수익률(PER) 13배를 적용한 2580포인트를 제시한다.
미국의 코로나19 대응은 경제정책에 있어서만큼은 과하다 싶은 정책이 조치되고 있다. 미국의 6월 개인소득(계절조정 연간화 기준)은 전년 말 대비 7.1% 증가했다. 코로나 충격에 따른 대규모 실직 사태에도 불구하고 개인소득이 높아졌다는 것은 미국 정부 및 의회의 공격적인 정책 대응에 힘입은 결과이자, 일반적인 경제지표 흐름에서 벗어난 결과에 해당한다. 또한, 이는 경기충격으로 개인소득 감소가 뚜렷했던 금융위기 당시와 상반된다.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소비경기인데, 대립적인 시나리오가 존재한다. 하나는 미국의 7월 실업자 수가 여전히 1634만 명(최고점은 4월 2308만 명)에 달하고 있어 고용회복 속도가 더딜 경우 소비경기 회복도 더딜 가능성이다. 다른 하나는 점진적인 고용회복 속도에도 불구하고 정책 지원에 힘입은 소득 증가가 유지되며 외부 충격으로 추세를 일시 이탈했던 평균소비성향 회복과 함께 미국 소비경기가 예상보다 조기에 회복될 가능성이다.
이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은 긍정적 시나리오 쪽으로 조금씩 옮겨가고 있다. 미국의 6월 소매판매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점은 소비경기 부진이 우려만큼 길어지지 않을 가능성을 부각했다. 급락했던 미국 손익분기 인플레 금리가 빠르게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상회한 점은 디플레 우려에서 벗어나 경기회복 기대가 살아나고 있음을 말해준다.
KOSPI 12개월 PER은 13.4배로 상승하며 2007년 고점 13.0배를 돌파했다. 부담스러운 수준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정책 요인이 고 멀티플 환경을 떠받치고 있다. 고강도 경기부양(역대급 재정 확대 지속)이 미국 개인소득 증가로 나타나며 소비경기 회복 잠재력을 잉태시키고 있고, 이는 기업이익 회복 잠재력으로도 작용하며 높은 PER 레벨을 유지하는 근간이 되고 있다.
소비경기 회복 속도를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흐름 변화에 주목하는 가운데,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글로벌 경기부양정책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연속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에서 국내외 주식시장 고 멀티플 환경 지속과 이에 따른 KOSPI 추가 고점 경신 과정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