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의 운명은?···“미국·일본 증시 공매도 비중 40% 넘어”

입력 2020-08-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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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 시장의 공매도 거래 비중 현황(단위= %, 자료출처=이동엽 교수)
▲세계 주요 시장의 공매도 거래 비중 현황(단위= %, 자료출처=이동엽 교수)
코로나19의 여파로 한시 금지됐던 공매도 거래 재개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금지 조치의 연장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금지 조치의 연장이 유력한 것으로 보는 가운데 관련 업계에서는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거래소는 13일 오후 공매도의 시장 영향 및 규제 방향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학계·업계·투자자 등 분야별 패널이 참석해 주제 토론을 진행하고 바람직한 규제 방향을 모색했다.

이 자리에서 이동엽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가 공매도를 둘러싼 현황을 소개하는 주제발표에 나섰다.

그는 지난 2001년 벌어진 엔론 사태를 공매도의 순기능을 보여주는 예로 들었다. 월가의 저명한 공매도 전문가 짐 채노스 등은 엔론 회계장부가 투명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2000년부터 엔론 주식을 공매도했다. 이후 내부자 고발로 엔론이 15억 달러 규모의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2001년 말 파산했다. 공매도가 주식시장의 신호등 역할을 한 셈이다.

반면 공매도의 실패사례로는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전기차 업체 테슬라를 들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크스는 “공매도는 가치를 파괴할 뿐이며 금지되어야 한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12개월 동안 500%넘게 뛰며 고공행진 중이다. 이로써 공매도 투자자들은 올해 상반기에만 약 21조 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이 교수는 “지난 2016년부터 올해 공매도가 금지되기 전까지 일평균 공매도 거래 비중은 4.3~4.7%로 큰 변화가 없다”면서 “국내 증시의 공매도 비중은 해외 주요 증시에 비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일본과 미국의 공매도 비중은 각각 43.5%와 45.6%로 국내 증시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홍콩 증시 역시 지난 해 기준 18.7%로 우리 증시의 4배정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이 교수는 “국내 공매도 규제는 사전적, 직접적, 상시적 체계를 갖추고 있어 해외 증시 대비 매우 높은 규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시장 불안시 적극적으로 공매도 금지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코로나19로 공매도 금지 조치를 시행한 국가는 아시아에서 우리나라와 대만,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4개국이고 EU에서는 그리스,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벨기에, 프랑스, 스페인 등 6개국에 달한다. 반면 미국이나 영국, 일본 등의 주요 선진국 증시는 공매도 금지 계획이 없거나 시행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교수는 “공매도는 △가격발견 △다양한 투자전략 △유동성 공급등의 긍정적인 요소와 △가격하락 가속 및 변동성 증가 △기울어진 운동장 △결제위험 증가 등 부정적인 요소가 상존하는 만큼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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