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중 고위급 협상단은 이번 주 화상 형식으로 회담에 나선다. 올해 1월 15일 양국이 서명한 1단계 무역협정 이행 상황을 평가하기 위해서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 대표와 류허 중국 부총리 등이 참석한다.
무역협정 이행 점검인 만큼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와 달러·위안화 환율이 주요 의제로 테이블에 오른다. 중국은 1단계 미·중 무역합의에서 농산물·공산품·서비스·에너지 등 분야에서 향후 2년간 2017년 대비 2000억 달러(약 239조 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추가 구매하기로 했다. 이에 중국은 미국산 대두, 돼지고기, 옥수수 등 농산물 구매를 늘렸지만, 올해 목표로 한 1700억 달러에 턱없이 모자란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중국은 1700억 달러의 4분의 1 정도만 수입한 상태로, 하반기에 약 1300억 달러의 미국산 농산물을 더 사들여야 한다.
미·중 양국은 무역합의 이행에 차질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1단계 무역협정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다”고 강조했다.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11일 백악관 언론 브리핑에서 ‘미·중 간 갈등 악화로 무역협정이 파기될 가능성이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가 다루는 부분이 무역”이라면서 “지금은 괜찮다”고 답했다. 이어 중국이 계속 미국 상품을 구입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양국의 논의가 순항할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문제는 미국이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는 중국 기술기업에 대한 제재가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거래금지를 예고한 동영상 공유 앱 ‘틱톡’과 채팅 앱 ‘위챗’으로 의제를 확대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미국 거주자가 틱톡과 위챗을 각각 운영하는 중국 바이트댄스, 텐센트홀딩스와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틱톡이 구글 규정을 어기고 이용자 정보를 수집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의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 사안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경우, 양국 간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