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에 대한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유성기업 공장을 침입한 혐의로 기소된 전국금속노동조합 소속 간부들이 무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A 씨 등 2명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소속 간부들인 A 씨 등은 2015년 3월 유성기업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실에 대한 증거를 수집하고 조합원 교육을 위해 영동공장 내 생산 1공장에 들어가 공동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유성기업노조가 2012년 회사와 맺은 단체협약에 따라 유성기업 사원 외에는 회사 허가 없이 들어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
1심은 “금속노조 간부로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실의 증거수집 등을 위해 공장에 들어간 것은 행위의 동기나 목적, 수단이나 방법, 보호 이익과 침해이익, 경위 등에 비춰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어 “이들이 공장에 들어온 행위는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 지위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필요하고 근로자들의 단결 강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유성기업노조 또한 회사주도로 설립돼 자주성과 독립성을 갖추지 못했으므로 2012년 맺은 단체협약도 무효라고 판단했다.
이전에도 금속노조 다른 지부 소속 간부들이 같은 목적으로 공장을 방문해 별다른 제지 없이 현장순회를 해왔고 A 씨 등이 유성기업 측을 폭행·협박하거나 강제적 물리력을 행사하지 않은 점도 무죄 판단의 근거가 됐다.
2심도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원심이 피고인들의 조합활동으로 기업운영이나 업무수행, 시설관리 등에 실질적으로 지장이 초래됐다고 볼 수 없는 취지에서 무죄로 판단한 데에 법리 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