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억만장자지수 집계에서 10일(현지시간) 쿡 CEO의 순자산은 10억 달러(약 1조1900억 원)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쿡 CEO의 순자산 추정치는 증권당국에 제출한 신고서를 바탕으로 그가 보유한 주식의 가치 변동을 반영한 것이라며 쿡은 활발하게 기부를 해왔기 때문에 공개되지 않은 기부가 있다면 그의 실제 재산은 이보다 적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전문지 포춘은 쿡의 재산을 약 13억 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창업자가 아닌 CEO가 억만장자 클럽에 들어가기가 어려운 가운데 쿡이 이 같은 부를 쌓았다는 것은 그만큼 그의 CEO로서의 활약이 뛰어났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쿡 재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애플 주식이다. 그는 지난해 연봉 1억3300만 달러 중 80%를 애플 주식으로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 주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에 고공행진 중이다. 애플 주가는 지난주에만 5% 올라 이날 시가총액은 1조9400억 달러로 2조 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애플 시총은 쿡이 CEO에 취임한 2011년에는 3500억 달러 수준이었다. 불과 9년 만에 시총이 5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애플은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업체인 사우디아람코를 제치고 세계 최대 시총 기업 지위에 올랐다.
벤처캐피털 혹스턴벤처의 후세인 칸지 파트너는 “기술주들의 호황이 생각보다 훨씬 크고 오래 지속됐다”며 “특히 모든 주식 가운데 애플이 역사상 가장 위대한 현금 창출 기계가 됐다”고 찬사를 보냈다. 칸지 파트너는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설립자가 건강 문제로 회사를 떠났을 당시 애플의 장기 전망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낙관적으로 바뀐 것이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지난 10년간 아이폰만큼 획기적인 신제품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번창하고 있다며 쿡은 ‘아이폰X’이나 ‘애플워치’ 등 기기 개발과 ‘애플뮤직’처럼 새로운 서비스, 자율주행자동차와 증강현실 안경 등 새 영역에 대한 연구까지 회사 전반의 사업을 두루 감독하면서 이런 번영을 이끌어냈다고 호평했다.
심지어 코로나19가 글로벌 경제를 강타했지만 애플은 다른 IT 기업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자사 제품과 서비스에 더 많이 의존하게 되면서 팬데믹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