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가격이 일제히 하락했다. 상반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를 누린 국내 반도체 기업의 실적 성장세가 주춤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1일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와 트렌드포스는 이달 서버용 D램(32GB) 가격이 6월(143달러)보다 6.39% 하락한 134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서버용 D램은 올해 상반기 비대면 특수를 누리며 견고한 가격 흐름을 보였지만, 공급망 차질을 우려한 서버업체들이 선주문에 들어가 재고 보유량이 증가했고, 6월 이후부터는 주문량을 줄이며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D램익스체인지가 공개한 PC용 DDR4 8기가비트(Gb) D램 제품의 고정 거래 가격도 이달 평균 3.13달러를 기록해 전월보다 5.4% 하락했다. PC용 D램 가격도 올해 들어 코로나19 특수로 5개월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지만, 지난달 상승세를 멈추고 이달 약세로 돌아섰다.
이달 D램 가격 하락은 예고된 악재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최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 D램 가격 하락을 전망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반도체 기업의 하반기 반도체 실적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3분기 반도체 수요가 유지되더라도 수익이 상반기보다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이번 하락세가 과거만큼 길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SK하이닉스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약 3∼4년에 걸쳐 발생했던 수요-공급의 과도한 불일치가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어느 정도 마무리됐고, 중장기적으로 메모리 성장 추세는 견조할 것"이라며 "코로나19 2차 대유행 등 불확실성만 없다면 이번 D램 가격 조정기는 짧게 끝나 올해 하반기가 저점이 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