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는 지난 2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보다 5% 감소한 5580만 대를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30% 급감해 5370만 대 판매에 그친 삼성을 추월, 세계 1위 스마트폰업체에 올랐다고 29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이 리서치업체 커널리스 조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화웨이가 분기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스마트폰을 판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CNBC는 전했다.
커널리스의 벤 스탠튼 수석 애널리스트는 “1년 전에는 거의 예측할 수 없었던 놀라운 결과”라며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화웨이는 중국 경제회복을 최대한 활용, 스마트폰 사업을 재개했다”며 “반면 삼성은 중국 시장점유율이 1% 미만이며 브라질과 인도, 미국과 유럽 등 핵심 시장은 코로나19 발발과 그에 따른 봉쇄 조치로 황폐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화웨이의 1위 지위가 지속 가능할지 회의적인 반응이다. 중국인들의 ‘애국 소비’에 힘입어 글로벌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해도 미국의 제재로 해외시장이 막대한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
화웨이는 2분기 중국 본토가 전체 스마트폰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 이상이었다. 중국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다. 그러나 해외시장 스마트폰 출하량은 27% 줄어들었다고 커널리스는 지적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화웨이의 핵심 해외시장 중 하나인 유럽에서 지난 분기 점유율은 16%로, 1년 전의 22%에서 낮아졌다. 유럽에서 화웨이는 삼성, 애플에 이어 3위에 그쳤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화웨이의 지위 향상이 단지 세계 최대 인구국이자 2위 경제국인 모국에서의 지배력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뜻한다.
이렇게 거대한 중국시장이 화웨이를 약진하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지만 전문가들은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커널리스의 모지아 애널리스트는 “화웨이가 장기적으로 1위 자리를 지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유럽과 같은 핵심 지역의 유통 파트너들이 기종을 덜 가져가거나 새 브랜드를 모색하는 등 화웨이 리스크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1위 등극이 화웨이에는 매우 중요하다. 국내 소비자와 부품 공급업체, 앱 개발자 등에 자신의 브랜드 강점을 보여주는 것이 절실하다”며 “그러나 서구권의 화웨이 브랜드에 대한 경계심으로 인해 세계 경제가 회복하기 시작하면 중국의 힘만으로는 화웨이가 최고를 유지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