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와 더불어 세계 양대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과 엔지니어링 거인 제너럴일렉트릭(GE), 미국 1위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 등 29일(현지시간)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이 일제히 적자를 냈으며 이는 코로나19 타격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베스트셀러 기종 737맥스의 추락사고에 따른 운항 중단 장기화로 막대한 타격을 받아왔던 보잉은 올해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에 새 항공기 주문이 끊긴 것은 물론 기존 수주가 취소되기까지 했다.
이에 보잉의 지난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한 118억 달러(약 14조 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24억 달러로 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이에 보잉은 “더 많은 감원과 생산 감축을 계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잉은 이미 전체 직원 16만 명의 10%를 감원한다고 발표한 상태지만 이날 “감원 규모가 현재 예상 중인 1만9000명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상용기 추가 감산에도 나선다. 보잉은 “737맥스 생산을 재개했지만 코로나19로 그 생산속도는 훨씬 둔화할 것”이라며 “오는 2022년이 돼야 월 31대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당초 보잉은 내년 이와 같은 생산목표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전망을 후퇴시킨 것이다. 아울러 이는 737맥스 운항 정지 이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보잉의 상징과도 같았던 747 점보기는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생산이 종료된다. 1970년 취항한 747은 대량 수송으로 해외여행 보급에 기여했지만, 코로나 팬데믹에 쓸쓸히 퇴장하게 됐다.
래리 컬프 GE 최고경영자(CEO)는 “항공 사업의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며 “올해 시장이 급격히 하강하고 나서 수년간에 걸쳐 느리게 회복될 것”이라고 비관론을 펼쳤다.
GM도 2분기에 8억600만 달러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4억2000만 달러 순이익을 낸 것과 비교하면 극명한 대조다. 매출은 53% 급감한 167억8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북미 생산과 판매가 중단된 영향이다. 전 세계 신차 판매 대수는 전년보다 24% 감소했다.
메리 바라 GM CEO는 “역사상 가장 어려운 분기였다”고 한탄했다. GE는 6월 말 보유 자금이 283억 달러로, 3개월 전보다 78억 달러 감소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막대한 현금을 소진한 것이다.
30일에는 애플과 아마존 알파벳 페이스북 등 미국 4대 IT 기업 실적이 일제히 발표된다. 이들은 제조업체들과 달리 코로나19 혜택을 톡톡히 본 것으로 알려져 실적이 이를 재확인할지 주목된다.
그밖에 프록터앤드갬블(P&G)과 포드자동차,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를 생산하는 길리어드사이언스 등의 실적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