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식물이 세상에 기여하는 방법을 고민합니다. 유전자 가위 기술로 식물 플랫폼을 구축해 진단키트에서 백신까지, 코로나 대안을 함께 찾을 겁니다.”
최성화 지플러스생명과학 대표이사는 17일 서울 관악구 낙성대R&D 연구소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우리 회사의 미션은 더 잘 들면서도 활성 조절이 가능한 유전자 가위로 면역 항암 베이오베터를 생산해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는 것”이라며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지플러스생명과학은 한국 토종 바이오벤처다. 기존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보다 표적을 더 정확하게 자를 수 있는 ‘크리스퍼 플러스’ 기술을 기반으로 항체의약품과 면역항암제 등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식물학을 전공한 최성화 대표는 “식물이 어떻게 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동료들과 함께 뜻을 모았다”며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유전자 가위로 독성이 될만한 부분을 없애고, 개량한 식물을 길러 약을 만든다”며 회사를 소개했다.
최근 세계 시장은 식물을 기반으로 한 그린 바이오에 주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백신은 동물세포 등을 활용한 유전자 재조합으로 만들어진다. 반면, 식물 백신은 바이러스 유전자를 식물에 주입해 기존 공정 프로세스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고, 바이러스 변종에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최 대표는 “현재 판매 중인 식물 기반 백신은 없지만 세계 곳곳에서 주목하고 있다”며 “캐나다에선 독감 백신으로 2상까지 간 사례도 있으며 이스라엘 역시 유전병 치료제를 개발해 FDA 승인을 받고 판매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식물 플랫폼이라는 대안 기술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 많은 관심을 보내주고 있지만 아직은 우리 회사가 선도하는 그룹이기에 풀어야할 과제도 많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 국면 속에서 그는 바이오벤처 기업가로서의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현재 사회 전체적으로 진단 시스템 물량 부족을 겪고 있다. 실제 DNA를 증폭하는 원자재 역시 부족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제는 대안 기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지플러스생명과학은 지난달 특허청이 주관하는 글로벌 기술혁신 IP 전략개발 사업자로 선정되는 성과도 거뒀다. 회사의 크리스퍼 기반 코로나19 진단 키트는 기존 제품들과 달리 크리스퍼 단백질을 이용해 핵산을 진단한다. PCR 장비 없이 일반 실험실에서도 빠르고, 정확하게 코로나19 핵산을 인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그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도 주력을 다하고 있다.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진단 키트로는 코로나19의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취지에서다. 이에 ‘유전자 재조합 단백질 백신’에 주목하면서 1월부터 개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최 대표는 “식물로 100가지가 넘는 구조체를 만들어 하나씩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 과정에서 실패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최근엔 2차 실험까지 진행하면서 백신 후보 물질을 확보했다”며 “동물 실험 단계로 돌입한 만큼 내부에선 긍정적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계기를 토대로 식물 기반 바이오 의약품에 관한 규정도 마련돼 시장 기회가 커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