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를 팔지 않고 버티다 교체설까지 대두된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최근 아파트 한 채를 처분키로 하면서 유임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기정 정무수석의 후임으로는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다음 주로 예고된 청와대 수석ㆍ비서관급 인사는 당초 예상보다 규모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3일 청와대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김조원 수석은 보유하고 있던 강남구 도곡동과 송파구 잠실동의 아파트 가운데 한 채를 매물로 내놨다. 김 수석은 이를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 수석의 아파트 처분은 이달 말까지 실거주 주택 외에는 모두 처분하라는 노 실장의 '최후 통첩' 시한에 임박해 내려진 결정이다. 그동안 버티다 막판에 집을 팔기로 하면서 청와대 수석 자리를 지키기 위해 재산을 처분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김 수석은 노 실장이 스스로 '반포 아파트'까지 처분하겠다고 밝힌 이후 처분 여부를 고민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 수석은 서울 노른자 지역에만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하고 있어 다른 다주택 참모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청와대는 이번 참모진 인사가 다주택자의 여부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민감한 사안인 만큼 언급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강민석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인사 문제는 빼고 질문을 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다주택 처분 여부를 참모진의 유임과 연결하는 시각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교체 대상자로 분류되는 강기정 정무수석 후임으로는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박수현 전 대변인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박 전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협치 의지를 실현할 적임자로 꼽힌다. 충남 공주에서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인물로 여야 의원들과 두루 원만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과도 비교적 가깝다는 점에서 물밑 가교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김 위원장이 2016년 민주당 비대위원장을 지냈을 당시 대표 비서실장을 맡은 바 있다.
김연명 사회수석도 교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김 수석이 교체될 경우 후임으로는 정동일 사회정책비서관의 승진 가능성이 거론된다. 강 수석은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김 수석은 코로나 업무 총괄에 피로감을 호소해온 점을 감안해 교체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안보실 조직 개편도 함께 진행 중이다. 김유근 안보실 1차장 자리에 서주석 전 국방부 차관을 임명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김 차장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 후임으로 거론된다.
김현종 2차장은 한 때 교체 여부를 검토했지만 잔류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서훈 실장이 과거 참여정부 때부터 호흡을 맞췄던 박선원 현 국정원장 특별보좌관을 2차장으로 발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특보는 참여정부에서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을 지냈고, 지난 2018년 1월 상하이 총영사로 임명됐다 6개월 만에 자진 사임한 뒤 당시 서훈 국정원장 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최근까지도 안보실 관계자들과 교류를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