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부터 장대비가 쏟아졌다. 지상으로부터 541m 높이의 스카이브릿지로 가야 하는데, 하늘과 더 가까워지는데, 비가 이렇게나 많이 와도 괜찮을지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상청 예보대로 하늘이 잠시 갠 틈을 타 세계에서 가장 높은 타워브릿지를 체험하게 됐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터라 올라갈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다. '못 먹어도 고….' 일단 가보자 마음 먹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의 '스카이브릿지' 높이는 지상으로부터 541m다. 서울스카이 전망대가 지상 500m에 있고 세계에서 4번째로 높은 건축물인 롯데월드타워의 총 높이가 555m인 점을 고려하면 스카이브릿지의 높이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최상단부가 두 개로 갈라진 구조물 사이를 연결한 11m 길이의 다리를 건너는 고공 어트랙션이 '스카이브릿지 투어'다.
본격적인 체험을 위해 롯데월드타워 117층의 '스카이스테이션'으로 향했다. 안전교육 및 시설 안내를 받은 후 붉은색의 '스카이수트'를 입고 하네스와 헬멧을 착용했다. 소지품은 사물함에 넣었다. 휴대전화는 목에 맬 수 있는 방수 팩에 담고 옷과 연결했다. 롯데월드타워는 최대 12명을 1개 조로 편성해 인솔 직원 2명의 동행 아래 1시간 동안 투어를 진행한다.
118층 유리 바닥 '스카이데크', 120층 야외 테라스 '스카이테라스' 등 전망대 주요 관람 시설을 지나 야외 루프로 이동했다. 투어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야외 공간으로 나가면 500m 높이의 계단을 줄 하나에 의지에 올라가야 한다. 그저 먼산을 바라보며 엉거주춤한 자세로 걸어 올라갔다. 4~5층 높이의 계단을 오르자 롯데월드타워에서 가장 높은 스카이브릿지에 도착했다.
정상에 도착하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탁 트인 전경 앞에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고층 아파트가 마치 '레고' 장난감처럼 느껴졌다. 마스크를 쓰고 수 층의 계단을 오르면서 흘린 땀이 바람으로 깨끗하게 씻기는 듯했다.
스카이브릿지에 발을 내디뎠다. 사실 마음 편히 아래를 내려다보진 못했다. 발밑에 둥실둥실 떠 있는 구름을 보며 다시금 공포감이 밀려왔다. 이 다리에 왔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 대견했다. 안전 요원 도움 덕에 한 발짝씩 걸어갔다. 입에선 '악' 소리가 절로 나왔다. 온몸에선 찌릿한 전율이 느껴졌다.
날씨가 좋았다면, 팔 벌려 뛰기, 하늘 보고 뒤로 걷기, 다리 위에 걸터앉기 등 각종 활동(?)을 시킨다고 한다. 고소공포증이 없는 이들은 '스릴 넘친다', '좀더 무서웠으면 좋겠다'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체험을 마치고, 올라왔던 계단 반대편으로 내려왔다. 내려가는 길이 더 무서웠다. 구멍 뚫린 계단 사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전줄과 하네스를 연결한 세이프 롤러를 믿었다. 4톤(t) 무게까지 견딜 수 있다고 한다. 전망대로 내려와 슈트와 헬멧 등을 반납했다. 투어를 마치고 인증서를 받았다.
스카이브릿지 투어는 일반에 24일부터 공개된다. 기상이 안 좋은 날이나 동절기를 제외한 매주 수요일에서 일요일 오후 1~7시, 하루 6차례 운영된다. 최소 신장 140cm, 최대 체중 120kg 미만이라는 제한이 있다. 입장료는 전망대 입장과 브릿지 투어, 사진 촬영을 포함해 1인당 10만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