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4월 말 이후 처음으로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 참가해 “싫든 좋든, 마스크가 영향을 준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수 없을 때 마스크를 쓰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도 마스크를 들고 다니면서 기꺼이 착용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 백악관은 물론 보건 전문가들의 계속된 권고에도 그동안 공식 석상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 나타나 빈축을 샀던 트럼프가 입장을 바꾼 것이다.
트럼프가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면서 미국에서 마스크 쓰기는 정치화했다. 트럼프 반대자는 마스크를 쓰고, 지지자는 쓰지 않는다는 인식마저 번졌다.
그러다 최근 미국 남부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파르게 증가하자 다급해진 트럼프는 한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전날 트위터를 통해 “마스크를 쓰는 것은 애국”이라며 마스크를 쓴 자신의 모습을 올리기도 했다.
이 같은 트럼프의 입장 변화는 최근 자신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증가하고 있는 것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내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대응 방식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여론 압박이 커지는 것이다.
트럼프는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상황과 관련해 “더 나아지기 전에 악화할 것”이라면서 “다만 코로나19가 여러 지역에서 확산하고 있지만, 미국은 잘 대처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 전역을 다시 봉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미 존스홉킨스 대학에 따르면 지금까지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380만 명, 사망자도 14만 명을 넘어섰다.
캘리포니아주는 이날 9231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총 40만769명을 기록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진원지였던 뉴욕주에(41만2800명)에 이어 2위다. 곧 뉴욕주를 추월할 것이란 전망이다.
뉴욕주는 재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뉴욕주를 방문할 경우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주(州)를 총 31개 주로 확대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등 관련 규정을 위반한 식당이나 주점에 대해 주류면허를 정지하는 한편, 규정을 3번 위반하면 영업을 정지키시는 이른바 ‘삼진 아웃제’를 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