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어린 손자를 유모차에 태우고 길거리를 걸어갈 때 어떤 위험이나 불편함이 없을 정도의 안전한 도시, 북한산 새가 종로 도심에서 지저귀는 생태 도시를 만들겠다.”
김영종 서울 종로구청장은 최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건강하고 안전한 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환경과 교육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건축가 출신이자 3선인 김 구청장은 2006년 구청장 선거 첫 출마 당시 '미세먼지 저감 공약'을 내걸었다. 김 구청장은 “종로구는 도심이다 보니 자동차 매연과 먼지가 심하다”며 “교육 문제로 사람들이 이사를 가는 것도 있지만 건강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게 제 생각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에 김 구청장은 추운 겨울 비나 눈이 내려 땅이 얼어붙은 날을 제외하고는 매일 새벽 3시부터 도로 물청소를 하도록 했다. 먼지를 바깥으로 흘려보내고 남은 미세먼지를 분진흡입차량을 통해 빨아들여 종로 대로변 재비산먼지 발생을 최소화했다. 지난해 물청소차, 분진흡입차, 노면청소차가 청소한 길이는 12만9301㎞로 지쿠 세 바퀴를 돈 것과 같다.
김 구청장은 실내 공기질 개선에도 주력했다. 그는 “경로당, 어린이집, 당구장, 체력단련장, 실내골프장, 소공연장을 대상으로 공기질을 측정해 안 좋게 나오면 관리방법을 지도했다”며 “올해부터는 주민이 자주 찾는 동 청사 및 자치회관까지 지역 내 총 511곳을 대상으로 실내공기질 관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구청장이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공원화 사업에 힘쓰는 이유도 ‘안전하고 건강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다. 도시 숲은 미세먼지 감소 효과가 있는 데다가 환경, 관광적 측면에서도 가치가 높다는 게 김 구청장의 판단이다.
김 구청장은 이 사업을 최초로 제안했으며, 구청장이 된 2010년부터 서울시에 땅을 매입해 공원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송현동 부지와 종로구청 땅을 맞바꿔 송현동에 일부 청사와 숲·문화 공원을 만들자고도 제안했지만 실현되지는 못했다.
김 구청장은 “산림청에 따르면 서울 1인당 생활권 도시 숲 면적은 2017년 기준 전국 최하위”라며 “서울(4.38㎡)은 세계보건 권고치(9㎡)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가로수 등 나무를 많이 심는 것이 한가지 방법일 수 있으나 가로수 옆은 사람이 쉴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없다”며 “숲 공원을 만들어 누구나 돈을 내지 않고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송현동을 뉴욕 센트럴파크나 런던 하이드파크처럼 서울을 대표하는 도심 속 공원으로 만든다면 그간 높은 담장으로 맥이 끊겼던 율곡로의 주요 관광지가 자연스럽게 연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구청장은 올해 돌봄ㆍ교육 등 복지 사업에도 집중 투자해 구민 삶을 개선할 방침이다. 김 구청장은 “청운효자동에 우리동네 키움센터를 열고 혜화동, 평창동에도 추진 중”이라며 “교남동에는 거점형 우리동네키움센터를 유치해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가계에 부담이 되는 음악 교육과 체육 활동을 학교에서 충분히 배울 수 있도록 '1인 1악기 교육'과 '운동프로젝트'를 확대해 사교육비 부담을 덜 것”이라며 “명문학교 육성사업을 통해 학교별 특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교육경비도 지원해 학교가 교육을 책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령자가 많은 종로구 특성에 맞게 고령친화도시도 추진한다. 김 구청장은 “노후 경로당을 리모델링해 지역센터로 조성하고 전문코디네이터를 배치해 경로당에서 문화와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며 “실버기자단, 행복일자리 등 어르신 일자리를 다양화해 경제적 보탬과 보람을 느끼며 일하실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로구는 ‘사각지대 없는 복지 종로’를 위해 연령별 계층별 전수조사를 통해 주민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장애인 가족지원센터를 열어 돌봄 부담을 나누고 있다. 신문로 청년창업공간, 종각역 종로청년숲을 상설 운영해 청년 창업가도 지원한다.
김 구청장은 종로구의 역사와 전통을 살리며 정체성을 지키는 노력을 계속해나갈 계획이다. 그는 “한복, 한옥, 한식, 한글 등 한국적인 것을 지키는 일에 집중해왔다”며 “올해 우리 한글의 역사 속 그 중심에 있었던 종로구의 역할을 찾아내고 황학정 시설 개선, 국궁전시관 활쏘기 체험장 조성을 통해 20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우리 국궁이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왕의 길 돈화문로가 인사동과 북촌에 이은 또 하나의 문화 명소로 거듭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구청장은 “종로는 전통을 잘 보존하면서 지역 특성에 맞는 개발을 해 안전하고 현대화된 도시를 지향하겠다”며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사람 중심 명품도시 종로’를 완성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