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1960년대 흑인 인권운동을 이끈 존 루이스 민주당 하원의원이 향년 80세로 17일(현지시간) 타계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루이스 의원은 마틴 루터 킹 목사와 함께 1960년대 흑인 인권운동을 이끈 ‘6명의 거물 운동가’ 중 한 명으로 마지막 생존자였다.
그는 학생운동단체인 학생비폭력조정위원회(SNCC) 설립에 참여했고 버스를 타고 미국 남부를 돌며 시위를 벌인 '프리덤 라이더'였다.
또 1965년 앨라베마주(州)에서 벌어진 셀마 행진을 이끌기도 했다. 셀마 행진은 흑인들의 투표를 막는 남부 주들의 행태에 항의하며 셀마에서 앨라배마 주도인 몽고메리까지 87㎞를 평화롭게 행진한 시위로 미국 인권사의 한 획을 그은 사건이다.
당시 루이스 의원이 땅에 쓰러진 채 경찰관에게 맞아 피 흘리는 모습이 TV로 전해지면서 흑인들이 받는 억압이 전국적으로 환기됐다.
그는 1981년 조지아주 애틀랜타 시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1986년 조지아주 하원의원으로 당선됐으며, 2006년에는 민주당 하원 원내 수석 부총무를 맡기도 했다.
2011년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대통령이 민간인에게 주는 최고의 훈장인 자유훈장(Medal of Freedom)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12월 자신이 췌장암 4기라고 밝혔으며, 결국 죽음에 이르렀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밤 성명을 내고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그는 "루이스 의원은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웅 중 한 명"이라며 "그에 대한 기억이 우리에게 부정의에 맞서 선한 투쟁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힘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