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해커로 추정되는 이들은 전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그리고 모델 킴 카다시안 등 유명인들의 트위터 계정을 공격해 비트코인 송금을 요구하는 사기 글을 게시했다. 이들의 계정에는 “1000달러(약 120만 원)를 비트코인으로 보내면 30분 이내에 두 배로 돌려준다”는 글이 올라왔다가 삭제됐다.
해커들은 단순히 돈을 갖고 달아나는 것처럼 보였다. 16일 아침까지 11만6000달러 이상이 지갑에 유입되고 있었다. 모든 비트코인 거래는 공개 원장에서도 볼 수 있어서, 해킹은 더 큰 볼거리가 됐다. 하지만 철저한 감시하에서 이 돈을 찾거나 이전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00만 달러짜리 다른 해커들의 사례와 비교했을 때 사기 금액이 상대적으로 적을 뿐 아니라, 해커들이 얼마나 깊이 트위터 시스템에 침투했는지를 비춰볼 때 미미한 수준이다.
이번 해킹 사건이 단순 비트코인 사기가 아니라, 거대한 정치·사회적 대혼란의 서막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해커들의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하지만 이 사건은 정책 입안자들, 보안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미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해커들은 그들이 누린 접근 수준으로 금융 시장에서 매도를 유발하거나, 가짜로 정책을 선언하거나, 혹은 대통령 선거 운동 전체에 지장을 줬을 수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직 트위터 직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의 계정이 공격당했을 경우를 가정하면서 우려를 표했다. 그는 “만약 이방카의 계정에 ‘나는 우리 아버지가 힘든 결정을 내렸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핵전쟁은 결코 쉽지 않지만,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는 극단적인 가상의 트윗이 올라온다면, 그것은 문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레사 페이튼 전 백악관 최고정보책임자(CIO)는 “해커들이 향후 개인 메시지, 사진, 전화번호 및 전자 메일주소를 포함해 사용자 계정에 대한 정보를 이미 내려받았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것은 언제든 충분한 피해를 줄 수 있지만, 오는 11월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현시점에서는 더 큰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페이튼은 “우리는 오직 메시지로 그들이 뒤집은 계좌에 대해서만 알고 있다”며 “그들이 메시지로 뒤집지 않은 다른 계정들은 모두 어떠한가”라고 반문했다.
소프트웨어 데이터베이스 회사 몽고DB의 켄 화이트 보안총괄은 “당신이 페라리를 훔쳤다면, 그저 동네를 드라이브하는 데 그칠 것인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