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대면보고(주례회의)가 3주 연속 서면으로 대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15일 "주례보고가 서면으로 대체됐다고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중앙지검 형사1부가 지난달 30일 대검에 윤 총장 지휘 거부 건의를 한 다음날인 이달 1일 이후 3주일째 서로 얼굴을 맞대지 않고 있다.
통상 주례회의는 매주 수요일 열린다. 이 지검장은 주례회의에서 중요 사건 처리 방향 등을 보고하고 윤 총장은 최종 결재한다. 최근 주례회의는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으로 인한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갈등으로 서면으로 이뤄져 왔다.
애초 법조계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이 외견상 일단락된 만큼 이날 주례회의에서 삼성물산 합병 의혹과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사법처리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면보고 형식의 주례회의가 또 미뤄짐에 따라 이 부회장 기소 여부를 둘러싼 검찰의 결론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 합병 의혹과 관련한 사법처리의 경우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서면이 아닌 대면보고를 통해 결정되지 않겠냐는 것이 검찰 안팎의 중론이다. 주례회동이 아닌 '삼성 수사'만을 두고 이 지검장이 윤 총장에게 별도로 보고한 후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 여부 결정이 반드시 대면보고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검찰 관계자는 "(삼성 합병 수사와 관련해) 최종 결재를 꼭 대면으로 해야할 필요는 없다"며 "윤 총장과 이 지검장간 갈등의 골이 깊에 패여있는 만큼 유선이나 서면으로 보고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앙지검 수사팀은 이 부회장 등에 대해 기소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서 수사 중단과 불기소를 의결한 만큼 강행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수사팀과 대검 반부패 강력부는 기소 대상과 혐의 등을 최종 조율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처리할 것들이 남았다"며 "이달 말까지 사건을 마무리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찰 다른 관계자는 "수사팀 입장에서 급할 것은 없기 때문에 여론의 부담을 지고 가기 보다 이달 마지막주로 예상되는 정기 인사 이후 결론을 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달 26일 검찰수사심위위는 삼성 합병 의혹과 관련해 13명 위원 중 10명의 압도적 찬성으로 이 부회장을 재판에 넘기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놨다. 더불어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 중단을 권고하기로 했다. 검찰은 수사심의위의 지난 여덟 번의 권고를 모두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