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올해 2분기 매입한 중국 위안화 표시 국채 규모가 4조3000억 위안(약 740조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경제정보업체 CEIC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CEIC는 지난 분기 외국인 투자자들의 중국 국채 매입 속도도 2018년 말 이후 가장 빨랐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가 국채 매매를 수월하게 하고 지난해 글로벌 주요 채권지수에 중국 국채가 편입되면서 해외 투자자의 중국 국채 보유가 최근 수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패시브형 채권펀드는 벤치마크 지수 구성종목에 연동돼 있다. 액티브펀드를 운용하는 투자자들도 중국 채권시장 수익률이 비교적 높고 안정적이어서 투자 묘미가 있다고 느끼고 있다.
UBS자산운용의 에반 브라운 멀티애셋 전략 대표는 “중국 국채는 방어적이면서 수익률도 좋은 자산”이라며 “글로벌 경제성장에 대한 실망감이나 무역 긴장 고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 안 좋은 일이 벌어지면 중국 국채 수익률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 가격과 수익률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중국 국채도 안전자산처럼 움직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미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속에서 이런 측면이 부각됐다. 중국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가 발병했으며 봉쇄 조치도 서구권보다 몇 달 전에 시작됐다. 이런 혼란 속에서 중국 국채 가격은 뛰었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중국 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수익률은 4월에 약 10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국채를 돋보이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은 그런데도 수익률이 선진국 국채에 비해 훨씬 높다는 점이다. 중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현재 3.2% 안팎에서 움직이지만 미국은 0.6%, 일본은 0.02%, 독일은 심지어 마이너스(-) 0.5% 수준이다.
스위스 소재 프라이빗뱅크(PB) 롬바르드오디에르는 그동안 중국 국채를 다른 신흥국 자산과 함께 운용하고 있었지만 이달부터 아예 별도 카테고리를 두고 국채 매입을 늘려나가고 있다. 이는 인도와 러시아 등 다른 신흥국 국채는 코로나19 패닉에 매도세가 유입된 것과 대조된다.
다만 투자자들은 중국의 자본규제가 아직 엄격하고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놓고 중국과 서구권 국가들의 갈등이 격화하는 등 리스크도 감안해야 한다고 WSJ는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