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모트롤BG 방산부문 매각 걸림돌되나

입력 2020-07-14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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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를 위한 두산그룹의 계열사 매각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매물로 나온 ㈜두산 모트롤BG 사업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방산부문 분리 매각 이슈가 떠오른 가운데 회사 노조가 매각을 반대하는 등 변수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14일 투자은행(IB)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과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당초 13일로 예정됐던 모트롤BG 사업부 본입찰 일정을 20일로 연기했다. 본입찰 준비 부족과 외국계 전략적 투자자(SI)의 실사 시간 보장 등을 이유로 매도자 측에서 일정을 일주일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매도자 측이 방산부문 분리를 염두에 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일찌감치 방산부문이 변수로 작용해 모트롤BG 매각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내다봤었다. 건설기계업 특성상 사모펀드가 전략적 투자자(SI) 없이 단독으로 인수해서 회사를 운영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데다, 해외 투자자에 매각할 경우 사실상 방산 부문을 떼어내서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모트롤BG는 ㈜두산의 사업부문 중 하나로 굴착기 유압기기와 함께 방산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방산 부문에서는 육·해·공·군 무기체계에 적용되는 정밀 유압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모트롤BG 전체 매출에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하지만 방위사업체로 지정돼 있다 보니 회사를 인수하려는 기업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사전승인을 받아야 하고, 해외 기업이 인수할 경우 이와 별개로 방위사업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현재 매각과 관련 숏리스트에는 소시어스-웰투시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NH투자증권PE-오퍼스PE 컨소시엄 등이 이름을 올렸고 중국 건설장비 업체 서공그룹(XCMG)도 인수 의사를 밝혔다.

매각 작업 초창기 PEF가 SI와 함께 공통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최근 중국 건설시장이 위축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수에 앞서 중국 현지 공장 실사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SI 물색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사실상 중국 XCMG가 현재로써는 유력 인수 후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해외 업체가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면서 방산 부문 분리 가능성도 급부상하고 있다. 이미 과거 선례도 있다. 지난 2018년 금호타이어 매각 당시 방산부문(군용차량 타이어, 항공기 타이어)은 국내 타이어업체인 (주)흥아에 매각된 바 있다.

회사 노조의 반발도 변수다. 두산모트롤 노조는 모트롤 사업부가 중국기업에 매각될 경우 과거 쌍용차 때처럼 기반 기술만 가져가고 고용보장, 시설투자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유압기기 부품산업은 국가기간산업이자 작동 기계산업의 근간”이라며 “해외 매각은 노동자와 가정, 지역경제 모두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IB 업계 관계자는 “두산 측에서는 거래종결성 면에서 해외 업체 매각을 원할 수 있지만, 방산 분리나 노조 반발 이슈가 있어서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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