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인수합병(M&A) 2라운드의 포문을 연 현대HCN 매각전의 본입찰이 15일 진행된다. 숏리스트(적격예비인수후보)에는 이동통신 3사가 모두 이름을 올린 가운데 이들의 본입찰 완주 여부와 현대HCN의 물적분할 등 변수가 존재한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HCN과 매각주관사 크레디트스위스(CS)는 15일 본입찰을 마감할 예정이다. 우선협상대상자는 24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입찰에는 통신 3사가 모두 참여했으나 본입찰에서는 KT스카이라이프와 SK텔레콤의 2파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다. LG유플러스는 헬로비전 인수 후 ‘실탄’이 부족한 상태다.
KT는 인수 의지가 가장 적극적이다. 지난해 SK텔레콤이 티브로드를,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했으나 KT는 합산규제 재도입 등으로 딜라이브 인수에 실패한 바 있다. 유료방송 1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M&A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게다가 KT스카이라이프는 가입자 수가 감소하면서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SK텔레콤은 유료방송 시장에서 이동통신 3사중 점유율이 가장 낮다. 현대HCN 인수는 2위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다.
현대HCN은 다른 유료방송 매물인 딜라이브나 CMB에 비해 가입자 수는 적지만 지난해 영업이익 700억 원을 기록했으며 부채비율도 9.44%로 경쟁사 대비 낮다. 방송권역은 서울 서초, 동작과 부산, 대구 등으로 ‘알짜’로 꼽힌다.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약 4%다.
인수전 흥행에는 매각가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이 원하는 현대HCN의 희망 매각가는 6500억 원 정도로 알려졌다. 인수 후보들은 이보다 낮은 금액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희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케이블TV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가치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무리한 경쟁으로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HCN은 현재 물적분할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분할계획을 승인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방송사업권 변경허가와 최다액 출자자 변경승인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분할기일은 11월 1일로 향후 현대퓨처넷(존속법인)과 현대HCN(신설법인)으로 나뉜다.
이 과정에서 사내유보금 3500억 원 가운데 매각대상인 신설법인에는 200억 원만 넘기며 대부분이 존속법인에 남게 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사내 유보금은 매각 작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HCN 인수전의 승자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유료방송 점유율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하반기 기준 KT(KT스카이라이프 포함)가 31.52%로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LG유플러스(LG헬로비전 포함) 24.91%,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포함) 24.17%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매물로 나온 딜라이브 5.98%, CMB 4.58%, 현대HCN 3.95%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