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선불카드 이용실적이 9배 가까이 급증했다. 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으로 신용카드를 포함한 카드사용실적은 3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부문별로는 대면결제가 줄어든 반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PC)를 통한 전자상거래 등 언택트(Untact·비대면)결제는 증가했다. 특히 개인 신용카드 사용과 관련해서는 여행과 교육, 오락·문화 부문 결제가 급감했고, 주요 여행지인 제주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던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지역에서의 사용이 크게 줄었다.
같은기간 중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는 각각 3.8%와 0.1% 줄었다. 반면, 선불카드는 긴급재난재원금 사용 등에 힙입어 892.6% 급증했다. 월별로는 3월(-7.4%)과 4월(-4.4%)에 충격이 가장 컸고, 5월엔 0.9%를 기록해 증가세로 전환했다.
결제형태별로는 비대면결제가 일평균 8000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12.7% 증가했다. 반면, 대면결제는 1조4000억원으로 8.4% 줄었다. 대면결제 중에서도 카드단말기 등 결제단말기를 이용한 거래는 10.2% 줄었지만, 모바일기기 접촉 등은 9.1% 증가했다.
이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와 PC 등을 통한 결제가 일평균 1조원을 기록하는 등 늘었기 때문이다. 이중 카드정보를 모바일기기 등에 미리 저장해 두고 거래시 단말기 접촉 등 방법으로 결제하는 간편결제 비중은 5월 현재 절반에 가까운 42.7%를 차지했다. 간편결제 중 핀테크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말 65.3%에서 올 5월 69.1%로 늘어 코로나19 확산 이후 더 확대되는 모습이었다.
지역별로는 여행업 부진 영향에 제주도가 21.1% 급감했고,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았던 대구·경북(-14.2%)과 부산·경남(-9.4%)의 감소폭이 컸다.
김철 한은 결제안정팀장은 “코로나19라는 쇼크로 카드사용이 줄었다. 다만 5월 들어 플러스로 돌아선데다 6월에도 큰 폭 플러스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회복되는 모습”이라며 “코로나19 이후 간편결제나 핀테크 비중이 커지는 등 언택트 부문이 확대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쇼크 외에 결제형태에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선불카드 급증은 재난지원금 영향이 크다. 6월까지는 사용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5월중 소액결제망을 통한 계좌이체도 일평균 68조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3.9% 증가했다. 특히 모바일과 인터넷뱅킹 등을 통한 이체가 14.9% 늘었다. 동학개미운동에 따른 주식투자자금과 자산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따른 자금이체가 영향을 미쳤다. 반면, 외부활동 축소에 CD·ATM 기기를 통한 CD공동망 이체는 12.9% 줄었다.
김철 팀장은 “주식투자자금 유입이 컸다. 또 혼란기에는 적금해약 등 자산포트폴리오 이동이 많아 이체가 활발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