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1년을 앞둔 이날 SK하이닉스를 찾아 "우리는 일본과 '다른 길'을 걸을 것"이라며 '소부장 2.0 전략'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가고자 하는 '한국의 길'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글로벌 첨단소재·부품·장비 강국'으로 도약해 나아가고,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에 기여하며 국제사회와 협력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현장을 둘러보며 SK와 최 회장을 잇달아 추켜세우며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분석측정센터를 둘러보던 도중 SK하이닉스가 건설한 고가의 시설을 소재ㆍ부품ㆍ장비 기업들이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설명을 들은 뒤 "대기업에서 이런 시설들을 갖춰 주니까 소부장들 육성하는 데 아주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최 회장이 분석기를 가리키며 "이 기계가 한 대에 50억 원 이나 해서 (중소기업들이) 공동으로 사용해야 생태계가 만들어진다"고 설명하자 문 대통령은 "SK가 이렇게 역할을 하고 있다고 좀 홍보를 많이 하세요"라며 웃음을 짓기도 했다. 최회장은 "많이 하도록 하겠다. 대통령께서 와 주셨으니까 잘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이 대기업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총수와 1대1로 얼굴을 맞댄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최 회장을 직접 만난 것은 지난해 한창 이어갔던 재계와의 밀접한 접촉을 재개한다는 신호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4월 경기 화성의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이재용 부회장과 만났다. 이어 10월에는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투자협약식에 참석, 이 부회장과 다시 조우했다. 닷새 뒤에는 경기도 화성시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회동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대기업 회장과 만나는 자리를 별도로 만들지 않았다. 2월 열린 '코로나19 극복 경제계 간담회'에는 대기업 총수들이 대거 출동했지만 말 그대로 간담회 형식인 만큼 접촉 범위에 한계가 있었다. 4월에는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을 찾았지만 장희구 대표 등 CEO들만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