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증가폭이 6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여전한데다, 중도금지급을 위한 집단대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또, 주택거래가 증가한데다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과 관련한 대출이 늘면서 기타대출 증가폭 역시 6월 기준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반면, 기업대출은 뚝 떨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자금마련이 일단락 된데다 분기말로 접어들면서 부채관리에 나섰기 때문이다.
집값 급등에 따라 정부가 6·17 부동산대책을 내놓으면서 향후 주택거래 등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다.
부문별로 보면 주담대는 5조원 증가한 685조8000억원을 보였다. 이 또한 3월(+6조3000억원)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주택 전세와 매매 관련 자금수요가 지속된 가운데 중도금대출을 중심으로 집단대출 취급이 급증했다는게 한은측 설명이다.
실제 은행 전세자금 대출 증가액은 2조5000억원으로 3월(+3조원) 이후 가장 많았다. 5월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와 전세거래량은 각각 6000호와 8000호에 달했다. 거래량의 경우 2월(8000호) 이후 최대폭이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 등을 포함하는 기타대출은 3조1000억원 늘어난 242조원을 기록했다. 이 또한 6월 기준으로는 최대 증가폭이다. 주택거래 증가에 따라 신용대출이 늘어난데다,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을 위한 대출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반면, 기업대출은 1조5000억원 증가한 946조7000억원을 보였다. 이는 올들어 최저 증가세다. 4월에는 27조9000억원이 늘며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었다.
대기업은 3조4000억원 줄었고, 중소기업은 4조9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중소기업 중 개인사업자대출도 3조7000억원 증가에 머물렀다. 대기업은 회사채 발행여건 개선에 따른 대출수요 둔화와 분기말 부채관리를 위한 일시상환이, 중소기업은 초저금리 정책금융 취급 축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과장은 “주담대 자금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가운데 중도금 지급을 위한 집단대출이 크게 늘었다. 기타대출도 주택거래 증가로 자금수요가 많아지면서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확대됐다. 일부 공모주 청약도 영향을 미쳤다”며 “반면, 기업대출은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추가 부동산대책을 내놨다. 가계대출은 주택거래 추이에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