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은 국내 인력의 절반 가까이를 감축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나이티드는 직원 3만6000명에게 10월 1일부터 무급휴직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통보했다. 통보를 받은 직원은 승무원 1만5000명과 조종사 2250명, 고객서비스 담당 1만1000명 등이다. 이는 유나이티드항공 미국 내 직원의 45%에 달하는 규모다.
유나이티드는 올해 1분기에만 17억 달러(약 2조274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미국 연방정부는 9월 30일까지 유나이티드가 직원 임금을 보장하는 대신 50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지만, 유나이티드는 여전히 하루 4000만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어 인원 감축이 불가피하다.
다른 항공사도 상황은 비슷하다. 미국 델타항공은 지난달 조종사 2558명에게 무급휴직 전환 가능성이 있다고 공지했다. 존 래프터 델타항공 운항담당 선임 부사장은 “(올 한 해 매출이) 지난해 여름 매출의 25%에 불과할 것”이라며 “조기 은퇴만으로는 무급휴직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메리칸항공도 “10월부터 과잉 인원이 2만 명이 된다”고 밝혀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 루프트한자는 최대 2만2000명의 직원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력감축을 넘어 파산 보호를 신청한 항공사도 적지 않다. 중남미 최대 항공사인 라탐항공그룹과 2위 아비앙카항공은 5월에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한국과 중남미 간 유일한 직항노선을 운항하던 아에로멕시코도 지난달 파산법 절차에 따라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항공 이용객 수가 급감한 것이 항공업계에 직격탄이 됐다. 유나이티드는 이번 달 운항 좌석 수를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시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항공사 측은 “직원 수를 여객 수요에 맞출 필요가 있다”며 “백신이나 치료법이 나타나지 않는 한 여객 수요가 예전 수준으로 돌아오기 어렵다”고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사라 넬슨 승무원협회(CWA) 회장은 “유나이티드의 무급휴직 인원 규모는 큰 충격이지만 업계 중 가장 정직한 평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