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발간한 ‘경제동향 7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 부진이 완화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에 따른 대외수요 감소로 경기 위축이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먼저 소매판매는 4월 2.2% 감소(이하 전년 동월 대비)에서 5월 1.7% 증가로 전환됐다. 같은 기간 서비스업생산은 감소 폭이 6.1%에서 4.0%로 완화했으며, 설비투자는 증가 폭이 1.5%에서 3.6%로 확대됐다.
KDI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생활 속 거리 두기로 방역체계 전환으로 소비가 소폭 회복되고, 설비투자도 증가세를 유지하며 내수 부진이 일부 완화했다”며 “자동차를 중심으로 내구재 소비가 전월에 이어 두 자릿수의 증가세를 지속한 가운데, 서비스업생산도 감소 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비투자는 제조업 전반의 극심한 부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관련 투자를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고 부연했다.
반면, 수출은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4월 25.5% 감소에 이어 5월 23.6%, 6월에는 10.9% 각각 감소했다. 6월에는 감소세가 다소 둔화했으나, 이는 조업일수 증가의 영향이다. 품목별로는 자동차와 석유제품을 중심으로 6월 일평균 수출이 대폭 감소했다.
수출 부진은 제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모습이다. 광공업생산은 4월 5.1% 감소에 이어 5월에도 9.6% 줄었다. 5월 기준으로 제조업 출하(-12.0%)는 내수(-12.1%)와 수출(-11.8%)이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재고율은 전월(120.0%)보다 8.6%포인트(P) 높은 128.6%를 기록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68.2%→63.6%)도 전월에 이어 하락세를 지속하며 앞선 두 차례의 경제위기 시 저점(1998년 7월 63.2%, 2008년 12월 62.5%)과 유사한 수준으로 낮아졌다.
KDI는 “5월 제조업은 생산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재고가 증가했으며, 가동률이 과거 경제위기 때와 유사한 수준까지 하락하며 부진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경기도 불투명하다. 종교시설·모임을 중심으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늘고 있어서다. KDI는 “전 세계 주요국의 경제활동 재개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으나, 국내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의 증가는 경기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