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이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를 기록하는 것)에 이어 이튿날도 상한가로 마무리한 가운데, 주가 고공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주가 향방은 당분간 의무보유확약을 하지 않은 외국인 물량이 좌지우지하게 될 전망이다. 통상 국내 공모주 시장에 청약한 투자자들은 상장 첫째 날이나 이튿날 가지고 있는 물량을 매도하는 경우가 많지만, SK바이오팜의 경우 차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시기를 늦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초로 '따상' 이후 또 상한가= =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이날 역시 전일과 마찬가지로 가격제한폭(29.00%)까지 오른 16만5000원에 마감했다. 전일에 이어 이날 역시 개장과 동시에 상한가를 쳤다. 공모가 대비 주가는 이틀 만에 236.7% 오른 셈이다.
시가총액 순위도 상승했다. 전날 단번에 코스피 시가총액 26위를 차지한 SK바이오팜은 하루만에 4계단 올라 LG, SK이노베이션 등을 제치고 22위에 올랐다. 이날 종가기준 총 시총은 12조9217억 원이다.
‘따상’ 다음날 연속으로 상한가를 친 경우는 코스피시장 역사상 SK바이오팜이 처음이다. 주식시장 가격제한폭이 ±30%로 바뀐 이후 SK디앤디가 최초로 ‘따상’ 기록을 세웠지만, 상장 이튿날에는 -3.85% 떨어지며 마감한 전력이 있다.
최초 기록을 연신 갈아치우고 있지만 주가 고공행진 추이가 언제 멈출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 사려는 사람은 많은데 파는 사람은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장 개시부터 마감까지 매수 대기물량은 꾸준히 900~1000만 주 수준을 유지했다. 보호예수가 걸린 물량을 뺀 유통가능 주수(1022만 주)와 맞먹는 규모만큼의 수요가 유지된 것이다. 반면 거래 체결 물량은 55만9517주 수준에서 그쳤다.
매도 주체가 외국인으로 한정됐다는 것도 다른 공모주 매매 패턴과는 구분되는 지점이다. 통상 ‘대어’로 불려 시장의 관심을 받은 공모주들의 경우에도 국내 기관과 개인이 모두 상장 첫날 대규모 매도를 하고, 외국인 투자자가 이 물량을 받아가는 패턴이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는 공모 물량을 받은 기관과 개인이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강도가 그만큼 세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SK바이오팜 상장 첫날에는 외국인이 38만 주, 기타법인이 7790주를 매도했고, 이날은 외국인 매도세는 31만 주, 기타법인이 8000주가량을 팔아치웠다. 해당 물량은 모두 일찍이 줄을 선 개인투자자가 받아갔다.
증권가의 목표주가도 무의미해진 상황이다. 실제로 삼성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각각 목표주가를 10만 원과 11만 원으로 제시했지만 상장 당일 장 개시 직후 이 가격대가 깨진 상태다.
◇패시브 자금 유입 기대도 = 보호예수 해제 물량이 나오는 시점부터는 코스피200 조기편입에 따른 패시브 자금 유입을 기대하는 투자자도 많다. SK바이오팜은 9월 10일 선물 만기일을 기점으로 코스피200 지수 조기편입이 전망된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시가총액 10조 원을 가정할 경우 코스피200에 따른 패시브 매입 수요는 각각 1500억 원으로 추정된다”라며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조기편입 공지는는 없지만, 11월 반기 리뷰 시기에 편입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해당 시기까지 주가 상승 여력을 확신할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강 연구원은 “과거 셀트리온헬스케어, 삼성바이오로직스, 넷마블 등 대형 IPO(기업공개) 종목들이 MSCI, 코스피200, 코스닥150 등 주요 지수 편입 시점까지 주가가 상승했던 경험이 있지만 SK바이오팜은 이미 해당 종목들의 수익률을 넘어섰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