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인수합병(M&A) 시장에서는 이전보다 재무적투자자(FI)의 활약이 미미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딜의 특성이나 상황이 FI에 유리하지 않았던 탓으로 풀이된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M&A 시장에서는 이전에 비해 FI의 활약이 눈에 띄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도 있지만 사모펀드(PEF)가 뛰어들기 쉽지 않은 매물들이 주로 나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나왔던 매물들은 PE가 수익성을 올리기보다는 전략적투자자(SI)에 유리한 경우가 많았다”면서 “그런 매각전에서는 PE가 공격적으로 가격을 쓰기 어려운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에 드물게 등장한 ‘조 단위’ 거래였던 푸르덴셜생명은 KB금융이 인수했다. 흥행에 성공한 폐기물 처리업체 코엔텍 매각전에는 MBK파트너스, 스틱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했으나 SI인 IS동서가 새 주인으로 선정됐다. IB 업계 관계자는 “폐기물처리 업종도 SI가 유리한 분야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ESG의 경우 글로벌 PEF KKR이 인수했으나 KKR은 이전부터 폐기물처리 분야에 투자한 바 있다.
PEF들은 코로나19로 실적이 하락하면서 포트폴리오 기업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지난해 투자한 하나투어, 한앤컴퍼니의 라한호텔, 스카이레이크의 야놀자, CVC의 여기어때 등 다수의 PEF들이 투자한 여행업은 코로나로 인해 타격을 받았다. 자동차 시장이 침체하면서 한앤컴퍼니의 한온시스템은 신용등급 하락 위기에 처했다.
인수대상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평가하기도 쉽지 않다. 코로나19로 실적이 하락하면서 매도자와 원매자의 시각차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한 PE 관계자는 “매도자 측에서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일시적이라고 보지만 PE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아 견해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해외 실사가 쉽지 않아 거래 진행에 어려움이 있다”고 언급했다.
FI들은 하반기에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 위해 내놓는 매물들을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대다수 FI들은 드라이파우더(미사용 투자금)을 쌓아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안좋아지면서 기업들이 하반기에 M&A 시장에 내놓을 매물을 펀드들이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