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한령’(한류 금지령) 해제 기대감에 중국 소비주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그 중 콘텐츠 업종을 한한령 해제의 최대 수혜주로 주목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수출 제약이 없는 콘텐츠 기업이 상대적 투자 매력이 높다는 이유다.
1일 코스닥시장에서 스튜디오드래곤은 전 거래일보다 2.90% 하락한 8만3700원에, 제이콘텐트리는 1.46% 떨어진 3만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각각 8%, 10% 이상 급등한 뒤 이날 숨을 고르는 모양새다.
전날 한국관광공사는 1일 중국 여행기업 트립닷컴그룹의 씨트립과 공동으로 ‘슈퍼보스 라이브쇼’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방송을 통해 국내 호텔 숙박권과 관광 상품에 대한 할인 판매에 나선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한한령이 사실상 해제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2017년 중국 정부는 우리나라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한류 금지령을 내렸다. 중국 정부는 한한령 조치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미디어, 엔터, 카지노, 화장품 등 중국 소비주가 한한령에 큰 타격을 입은 상태다.
한국관광공사는 이번 관광상품 판촉이 한한령 해제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으로 여행 올 가능성을 보여줌에 따라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남아있다.
증권가에서는 지나친 낙관은 경계할 필요가 있지만, 한한령 해제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금융투자 이기훈 연구원은 “5월 말 싱하이밍 신임 주한 중국 대사는 인터뷰를 통해 시진핑 주석 방한이 이정표가 될만한 중대한 변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방한 후 양국관계가 폭발적으로 성장, 발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며 “발언의 무게를 고려할 때 어느 때보다 하반기 한한령 해제를 기대할만한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한령이 일찍 해제될 경우 중국 소비주 중에서 콘텐츠 업종의 실적 회복 속도가 가장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 변수로 왕래가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도 콘텐츠 수출에는 제약이 없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김회재 연구원은 “한한령 이전 중국에 판매된 콘텐츠는 작품 한 편에 약 100억 원 수준”이라며 “스튜디오드래곤의 분기 이익은 100억~150억 원 수준이므로, 중국 시장이 열리면 단기간에 큰 폭의 이익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