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등 운송장비 수출실적이 반토막 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확산)에 따라 주요국에서 봉쇄조치를 내린 여파를 받았다. 수출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크게 부진했다. 그나마 반도체가 선방한 것은 위안거리다.
반면, 미래 먹거리를 위한 설비투자의 선행지표인 기계 및 장비 수입은 한달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반도체제조용 장비 수입이 늘었기 때문이다. 독일차 수입도 여전해 운송장비 수입도 넉달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수입은 1.1% 떨어진 108.89를 보였다. 역시 두달째 내림세나 전월(-1.6%) 낙폭보단 적었다.
부문별로 보면 수출의 경우 운송장비가 57.6% 급감했다. 이는 한은이 관련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9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직전 최대 감소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 -55.9%였다. 석탄 및 석유제품도 26.7% 하락했다.
반면,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는 8.7% 올라 한달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특히 반도체 직접회로는 25.0% 늘어 16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수입의 경우 기계 및 장비가 14.2% 늘어 한달만에 상승전환했다. 운송장비도 9.8% 증가해 넉달연속 오름세를 어어갔다.
금액기준으로 보면 수출은 25.1% 하락한 82.08을 보였다. 역시 2개월 연속 하락세로 2009년 5월(-30.2%)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수입은 20.8% 감소한 95.21을 보였다. 2개월째 하락세며 2016년 1월(-21.2%)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강환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5월도 4월과 비슷한 패턴을 기록했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으로 주요국 봉쇄조치가 강화되면서 수출이 물량과 금액 기준 모두 하락폭을 확대했다. 운송장비에서 승용차, 버스, 트럭, 특장차, 자동차부품 모두 감소했다. 유가하락으로 석탄석유나 1차금속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며 “반면, 반도체 수출은 물량과 금액 모두 상승해 여전히 견조한 증가세를 보였다. 수입에서도 반도체제조용 장비가 늘어 기계 및 장비가 증가했고, 독일산 수입차가 늘어 운송장비도 증가세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6월들어 20일까지 수출액이 7.5% 감소했다. 4~5월에 비해 하락폭이 둔화해 6월 수출 하락폭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소득교역조건은 6.4% 하락한 93.87을 보였다. 전월(-10.6%)에 이어 두달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상승했지만 수출물량지수가 하락한 것이 원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