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25일 ‘도시‧건축혁신’ 시범사업지 두 곳 ‘상계주공5단지(공동주택 재건축정비사업)’와 ‘금호동3가1번지(주택정비형 재개발사업)’ 일대 기본구상 수립을 완료하고 밑그림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천편일률적인 '고층 성냥갑' 아파트 대신 창조적인 새 경관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로 ‘도시‧건축혁신 방안’을 제시했다.
‘상계주공5단지’와 ‘금호동3가1번지’는 사업지별로 시‧구 주관부서, 공공기획 자문단, 공공건축가 등 전문가가 한 팀을 이뤄 수십 차례 논의를 진행했다. 정비조합과 지역주민이 제시한 다양한 의견도 기본구상에 반영했다.
‘상계주공5단지’는 도시 속 외딴 섬처럼 주변과 단절돼 폐쇄된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열린 주거단지로 탈바꿈한다. 건물 일체형 태양광, 전기차 전용주차장 등을 도입해 민간 재건축 최초로 ‘친환경 제로에너지’ 단지로 조성된다.
종전 하나의 단지가 거대 블록으로 조성됐다면 여러 개의 소규모 블록으로 재구성하고 블록 사이사이 생활공유가로를 배치한다. 가로변에는 어린이집, 놀이터 등 지역주민이 함께 이용하는 편의시설을 마련한다.
기존에는 전 가구 면적이 31㎡였으나 생애주기별 수요를 수용해 다양한 평형을 도입할 계획이다.
‘금호동3가1번지 일대’는 보행 녹지 축을 중심으로 구릉지에 순응하는 건축디자인을 도입한다. 금남시장으로 연결되는 가파른 계단 길엔 신(新) 교통수단인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설치한다.
과거 판자촌이었던 금호동 일대는 1990년대 이후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구릉지 지형을 무시한 병풍아파트가 우후죽순 들어섰다. 서울시는 한강변 응봉산 자락에 위압적 경관을 형성하고 있는 기존 병풍형 아파트 사이에 ‘구릉지 친화적’ 디자인의 새 주거모델을 제시했다.
기본구상에는 ‘구릉을 따라 단지를 열고 등고를 따라 공원을 연다’는 목표로 △주변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공공기획 △원지형을 따라 공원 및 공공보행통로 조성 △열린 단지를 위한 작은 마을 만들기 △다양한 스카이라인 계획 등 네가지 원칙을 담았다.
특히 지형 높낮이 차이가 40~50m에 이르는 구릉지에 맞는 단지를 배치하기 위해 남·북 보행 녹지 축을 중심으로 여러 개의 작은 마을을 배치했다.
서울시는 연내 정비계획 결정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아울러 서울시는 올해 18곳을 추가로 선정해 ‘도시‧건축혁신’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이미 선정된 5곳은 △오금현대아파트(대규모아파트) △천호동 397-419번지 일대(구릉지 재개발) △신림1구역(낙후 주거환경 정비) △을지로3가구역 제6지구(산업보호·도심재개발) △왕십리역 일대(왕십리역세권 전략적 정비) 등이다.
진희선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사업성 위주의 민간 정비계획에 공동체 회복을 위한 다양한 계획을 담아 사업성과 공공성의 균형을 맞췄다”며 “서울시 아파트 문화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추후 모든 정비사업에 도시・건축혁신방안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