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24일 올해 한국 경제가 2.1%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4월 전망과 비교해선 0.9%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IMF는 이날(미국 동부시간)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 수정’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IMF는 통상 4월과 10월 세계경제 전망을 발표하고 1월과 7월 수정본을 발표하나, 4월 발표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으로 예상보다 부진한 대다수 국가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실적과 급격한 경기 위축 가능성을 반영해 수정본 발표를 1개월 앞당겼다.
이번 전망에서 IMF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월 –3.0%에서 –4.9%로 1.9%P 하향 조정했다. 선진국의 성장률은 –8.0%, 신흥개발도상국은 –3.0%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전망보단 각각 1.9%P, 2.0%P 내렸다. 그나마 내년에는 올해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세계경제 성장률이 5.4%로 오를 것으로 봤다. 다만, 내년 전망치도 기존과 비교해선 0.4%P 내린 수치다.
IMF는 “글로벌 경제활동은 올해 2분기 저점 이후 회복되는 가운데, 소비는 내년에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투자도 약하게나마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역량은 올해 11.9% 감소한 후, 내년에는 8.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망의 주요 변수는 코로나19 재확산 여부다. IMF는 내년 초 코로나19 재확산 시 내년 성장률은 전망치보다 4.9%P 낮은 0.5%에 그칠 것으로 봤다. 반면, 예상보다 빠르게 경제가 회복되면 올해 성장률은 –4.4%로 0.5%P, 내년 성장률은 8.4%로 3.0%P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가별로는 미국(-8.0%), 일본(-5.8%), 영국(-10.2%), 독일(-7.8%), 프랑스(-12.5%), 이탈리아·스페인(-12.8%) 등 선진국 대부분이 10% 안팎의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프랑스(-5.3%P), 스페인(-4.8%P)의 전망치를 큰 폭으로 내렸다. 최근 확진자가 급격하게 증가한 인도(-4.5%), 브라질(-9.1), 멕시코(-10.5%), 러시아(-6.6%) 등의 전망치도 1.1~6.4%P 하향 조정했다. 그나마 중국의 전망치를 1.0%로 4월(1.2%)과 비슷한 수준으로 제시했다.
IMF는 외험요인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전개 양상의 불확실성과 미·중 관계 등 국가 간 갈등을 지적했다. 이에 “각국은 보건시스템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해야 하며, 정보공유, 백신개발 자금지원 등을 위해 국제공조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국가는 방역과 경제피해 최소화에 중점을 두고, 선별적 지원조치와 재교육 확대, 사회안전망 확충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긴급한 유동성 지원 외 추후 무역긴장 완화, 기후변화 대응 등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상대적으로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 조정 폭은 작았다. 올해 전망치(–2.1%)도 신흥개도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단 내년 전망치는 기존 3.4%에서 3.0%로 0.4%P 하향 조정됐다. 선진국 중에선 유일하게 내년 말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GDP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한국의 전망치는 보고서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며, IMF 홈페이지를 통해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