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갈등에 구글과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 대기업이 추진하는 해저 광케이블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고 있다.
미국 정부는 구글과 페이스북이 추진하는 대용량의 초고속 해저 광케이블 시스템이 홍콩을 우회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중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더 큰 통제력을 행사하려는 가운데 미국은 잠재적인 국가안보 위협을 우려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미국 법무부 위원회는 이날 태평양을 횡단하는 해저 광케이블 프로젝트인 ‘퍼시픽광케이블네트워크(PLCN)’에 대해서 연방통신위원회(FCC)에 홍콩과의 연결을 허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대만, 필리핀과의 연결은 인정했다. 감독당국인 FCC가 PLCN 승인 최종 권한을 갖고 있다.
앞서 FCC는 지난 4월 미국과 대만을 연결하는 케이블에 대해서는 임시로 허가했다.
법무부는 “중국이 미국의 통신데이터를 수집할 위험이 있다”며 “중국 정부는 홍콩의 자율성을 없앴으며 자국 정보·안보기관이 홍콩에서 공개적으로 활동하는 것을 허용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본토 통신서비스 업체 홍콩 자회사가 참여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삼았다.
홍콩 정부는 이날 미국 법무부 결정에 대해 “근거가 불충분하다”며 재검토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금융과 무역에서 홍콩에 대한 우대 조치를 다시 고려하려는 가운데 통신 부문에서도 홍콩의 허브 역할이 퇴색할 위험이 있다.
이는 미국 기업에도 타격이 된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4년 전 미국과 아시아 사이에서 팽창하는 트래픽에 대응하기 위한 PLCN 계획을 발표했다. 로스앤젤레스(LA)와 홍콩을 연결하는 약 1만2800km의 케이블을 설치, 초당 120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전송할 것으로 기대됐다. 이는 LA와 홍콩 사이에서 고화질(HD) 화상회의 8000만 건을 무난히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이라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홍콩에는 미국을 포함한 다국적 대기업의 아태 지역 본사가 밀집해 있다. PLCN으로 이들이 이전보다 더 좋은 인터넷 서비스를 받을 기회가 생겼는데 무산될 위기에 놓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