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어카운트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직접투자보다는 간접투자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졌고, 증권사들도 가입 문턱을 크게 낮춘 다양한 상품을 내놓으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랩어카운트 고객 수는 171만9803명으로 전월보다 8417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계약자산은 월별 규모로 10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달(121조1869억 원)에 비해 113조5727억 원으로 줄었지만, 계약건수는 189만6083개로 7725건 늘었다.
랩어카운트는 증권사가 고객 계좌를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에 분산 투자하는 종합 자산관리 상품이다. 전문가에게 일임해 자산을 운용하는 상품인 만큼 개별 종목이나 채권 등 직접 투자에 어려움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많이 찾는다. 과거 3000만~1억 원 수준이던 최소 가입금액이 10만~1000만 원대로 대폭 낮춰지면서 접근성도 좋아졌다.
증권사들이 시장 상황에 맞는 상품을 탄력적으로 선보인 것도 잔고 증가로 이어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채권과 부동산, 해외증시 등으로 확대하는 한편, 시장 트렌드나 정책변화에 따라 혜택을 받는 다양한 테마를 담아 랩어카운트 시장 활성화를 주도하고 있다.
최근에 나온 상품 중 대표적인 게 삼성전자 단일종목을 시장 상황에 맞춰 분할 매수하는 ‘한국투자증권 국민기업랩’이다. 삼성전자 주식을 사고 싶지만 언제 어떻게 사야 할지 모르는 투자자를 위해 지난 4월 출시한 상품이다.
‘한국투자증권 미국언택트 BIG5랩(USD)’은 최근 시장의 언택트(Untact·비대면) 열풍을 반영했다. 디지털페이·인공지능(AI)·클라우드·온라인쇼핑 등 신종코로나감염증(코로나19)이 종식돼도 구조적 산업성장 가능성이 큰 미국 상장 종목을 선별해 투자한다.
6월에는 한국판 뉴딜의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을 시장 상황에 맞춰 분할매수하는 랩도 선보였다. ‘한국투자 K-뉴딜 성장 TOP10랩’은 정부에서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 등 3대 신성장 산업에 집중 투자하는 랩이다. 디지털 뉴딜·그린 뉴딜·시스템반도체·바이오·미래차 관련 등 10개 기업에 투자한다.
이밖에 새로운 트렌드가 형성되는 산업 관련 리츠나 금현물, 중국 전기차·헬스케어·IT·물류 섹터에 압축투자하는 랩어카운트 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