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0원 넘게 급등하고 있다. 코스피는 장중 하락반전했고, 아시아 통화도 일제히 약세를 기록 중이다.
북한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와 김여정의 연이은 강경발언에 대해 청와대도 더 이상 감내하지 않겠다고 응수한 것이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앞서, 청와대는 김여정을 향해 “무례한 담화”, “사리분별 못하는 언행”, “몰상식한 행위”라고 언급하면서 “감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역시 “북한이 실제 군사행동에 나설 경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청와대가 강경발언을 내놓으면서 롱이 편한 국면이 됐다고 전했다. 원·달러 환율은 1218원을 1차 저지선으로 하겠지만 1225원까지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다.
역외환율은 사흘만에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211.3/1211.7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4.9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에도 불구하고 ND(역외)에서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전날 미국 소매판매 호조에 묻어 가는 분위기였다. 반면, 청와대 브리핑에서 강경발언을 내놓은 것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역외에서도 달러매수가 많다. 어제부터는 결제우위였긴 하나 오늘 물량이 어느정도일지는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주식도 고점에서 조정 받고 있다. CNH나 싱가포르달러도 약세다. 원·달러 환율은 1225원까지 오를 분위기”라고 전망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청와대가 북한에 대해 강하게 발언했다. 합참도 최고 군사대비 태세를 갖추겠다고 밝혔다. 북한 관련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위험회피 심리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코스피도 하락중이고, 위안화와 싱가포르달러, 호주달러 등 아시아통화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남북이 추가적으로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면, 원·달러 환율은 일단 1218원 정도에서 막힐 것으로 본다. 말뿐으로는 더 오르기 어렵다”고 예상했다.
같은시각 달러·엔은 0.03엔(0.03%) 하락한 107.26엔을, 유로·달러는 보합인 1.1260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55위안(0.07%) 상승한 7.0885달러를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0.83포인트(0.97%) 하락한 2117.22를, 코스닥은 11.49포인트(1.56%) 급락한 723.89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도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369억9300만원과 1825억1500만원어치를 매도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