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업황 악화를 뚫기 위해 보험 상품 특허권인 ‘배타적사용권’을 취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상품 경쟁력 강화 차원으로 혁신적인 상품 출시를 늘리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시장 선점 효과와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앞으로는 인슈어테크(보험+기술)를 접목한 상품 출시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배타적 사용권 획득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명확한 기준과 사용권 침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손해보험업계는 ‘스쿨존 내 6주 미만 사고’ 관련 DB손해보험과 삼성화재 간에 갈등을 빚었다.
DB손보는 4월 운전 중 중대법규 위반에 따른 교통사고로 타인에게 6주 미만 진단의 상해를 입힌 경우 피해자에게 지급한 형사합의금을 가입금액 한도 내에서 실손 보상하는 교통사고 처리지원지금 특약에 대해 3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이후 삼성화재가 스쿨존 내 6주 미만 사고에 한해 추가 보험료 없이 기존 교통사고 처리지원금 특약으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약관을 변경하면서 배타적 사용권 침해 논란이 제기됐었다.
DB손보는 손해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에 이의 신청을 넣었고, 삼성화재가 관련 상품에 대한 마케팅을 중단키로 하면서 분쟁은 일단락 됐다. 논란은 봉합됐지만 또다른 후폭풍이 일고 있다.
DB손보 이외의 손보사들은 스쿨존 내 6주 미만 사고에 대해 보험료 추가 없이 기존 교통사고처리지원금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DB손보만 계약자에게 돈을 받고 6주 미만 교통사고처리지원금을 보장하는 형태가 된 것이다.
업계는 사용기간 확대와 명확한 심사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배타적 사용권은 제도적으로 최대 12개월까지 사용권을 부여할 수 있지만, 실제 3개월에서 6개월 정도의 기간이 부여되고 있어 ‘베끼기’ 관행을 없애기에는 부족하다. 기간만료 후 상품을 카피하면서 보험사들의 상품 개발 의욕이 저하될 우려도 있다. 보험업계는 업황 악화로 인해 홍보 효과를 얻기 위해 상품 베끼기에 대한 우려가 있어도 배타적 상품권을 획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각 보험사가 경쟁사의 배타적 사용권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면서도 “배타적 사용권은 독창적인 금융상품 개발 유도와 베끼기 관행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인 만큼 실질적인 보장도 강화돼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