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반도체와 바이오 등 시가총액 규모가 큰 대형주들이 증시를 견인하는 모습이다. 증권가는 현재 상황을 1970년 미국 주식시장과 비교하며 낙관론과 비관론을 동시에 내놓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달 간(11일 종가 기준) 코스피 시총 상위 10개 종목은 평균 22.01%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은 12.47%다. 대표적으로 셀트리온(36.82%), 삼성SDI(35.02%), LG화학(33.62%), 카카오(27.771%), 삼성바이오로직스(27.47%)가 크게 올랐다.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12.19%, 4.73% 상승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NAVER, 카카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소위 언택트 종목들의 상승세가 숨가쁘다”며 “이는 1970년대 초반 ‘니프티 피트피’를 떠올리게 하는데 당시에도 지수는 올랐지만 상승 종목 수보다 하락 종목 수가 더 많아지는 기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수 우량주의 고PER(주가수익비율) 및 높은 밸류에이션 등이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니프티 피프티(Nifty Fifty)는 1969년부터 1973년까지 미국 증권시장을 주도했던 초우량주 50종목을 지칭한다. 대표적으로 3M, 질레트, 코카콜라, 맥노달드, GE 등 소수 대형주가 시장을 주도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과 유가 상승으로 주가가 곤두박질 치면서 이들은 62% 이상 급락했다.
금융투자업계는 현재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반도체와 바이오 업종이 40%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대부분 상위 종목에 포진해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소수 대형주가 시장을 주도했던 니프티 피프티와 유사한 상황인 만큼 ‘버블’이 형성돼 있을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소수 기업들만의 랠리는 경기 자체에 대한 자신감이 약하다는 반증인데 현재 이들의 고평가와 랠리 수준은 니프티 피프티 당시만큼 심하다”며 ”올해 하반기 △미국 대선 △미중 무역갈등 △유로존 분열 등 위험요인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시대 상황을 고려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저유가 상태가 지속되고 있고 풍부한 유동성, 주요국들의 적극적인 통화정책 등 당시보다 유리한 환경이 조성돼 있다는 분석이다.
이효석 SK증권 연구원은 “니프티 티프티의 경우 성장주와 확실성이 높은 내수주에 과도한 밸류에이션을 부여했다”며 “코로나 이후에는 디플레이션을 걱정해야할 정도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제한적인 상황이고 향후 2~3년간 저유가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