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1200원선을 회복했다. 미국 연준(Fed)의 부정적 경기인식과 함께,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퍼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밤사이 뉴욕 3대 증시도 5~6%대 폭락을 기록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도 2%대 급락을 연출했다. 다만 장초반 4% 가량 폭락한 것에 비해서는 낙폭을 줄였다. 급등했던 역외 위안화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수급적으로는 국내 은행을 중심으로 네고(달러매도)가 많았다. 다만 주말을 앞두고 롱 포지션쪽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였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갑작스런 위험회피 심리로 원·달러가 급등했지만, 장중엔 꾸준히 상승폭을 줄이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다만 최근 가파른 하락장 속에서도 롱 분위기가 완전히 꺾인 것은 아니라고 봤다. 다음주 제롬 파월 미국 연준(Fed) 의장의 상하원 증언과 미·중의 산업생산 발표 등이 있지만 별다른 이벤트가 되진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크게 보면 여전히 박스권이겠지만 변동성은 클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여부에 주목하며 다음주 원·달러는 1200원 전후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장중네는 1209.6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1207.2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203.3원까지 떨어졌다. 장중 변동폭은 6.3원이었다.
역외환율은 사흘째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205.5/1206.0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9.8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장초반엔 1209원까지 오르며 급등세로 출발했다. 주가도 4%대 급락세를 보였다. 이후 주가도 개인매수로 낙폭을 줄였고, 수급적으로도 네고가 많이 나왔다. 1200원대에서 못팔았던 국내은행을 중심으로 네고가 많았다”며 “호주볼도 저점대비 반빅 이상 올랐고, 미국 주식선물이 상승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하루 조정 받은 분위기로 본격적으로 숏으로 돌리진 못했다. 네고물량을 소화한 정도로 주말을 앞두고 롱으로 넘기려는 분위기였다”며 “아직은 롱이 더 편한 장으로 큰 틀에서 레인지를 벗어나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주도 1200원을 중심으로 등락할 것 같다”고 예측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어제 갑자기 미국 주가가 빠지며 위험기피 심리가 형성됐다. 원·달러도 1209원까지 올랐다. 장중엔 주식이 낙폭을 줄였고, 위안화도 고점 찍고 내리는 분위기였다. 원·달러도 장중엔 상승폭을 줄이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분간 증시는 조정 받다가 반등하는 등 변동성을 보일 것 같다. 환율도 동반해 변동성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재감염 뉴스 소식에 주목하며 다음주 원·달러는 1190원에서 1215원 사이를 오갈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주 중국과 미국에서는 산업생산 등 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 16일과 17일엔 파월 의장의 상하원 증언이 있고, 18일과 19일엔 EU 정상회의가 있다. 다만 이들 이벤트는 별게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29엔(0.27%) 오른 107.14엔을, 유로·달러는 0.0008달러(0.07%) 상승한 1.1306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12위안(0.01%) 내린 7.0778위안을 기록 중이다. CNH는 장중 7.0869위안까지 오르기도 했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44.48포인트(2.04%) 급락한 2132.30에 거래를 마쳤다. 장초반에는 2090선을 밑돌기도 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2625억7200만원어치를 매도해 나흘째 순매도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