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의장은 이날 상임위원장 선출 안건을 처리하기 위해 소집한 본회의에서 “그동안 의장 주재하에 양당 대표를 여러 차례 만나 협상했고,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을 이루고 타결을 기대했지만 최종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다만 박 의장은 “여야에 다시 한 번 촉구한다. 의장으로서 마지막 합의를 촉구하기 위해 3일의 시간을 드린다”며 “다음주 15일 월요일에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 선출의 건을 반드시 처리하겠다. 교섭단체 대표들께서 이제 결단과 리더십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적 위기 상황인 21대 국회에서 그 시기보다 늦어지고 있다”며 “일터를 잃은 분들, 당장 생계가 곤란한 분들, 국민의 목소리를 여야 모두 가슴에 새기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이같이 말한 뒤 상임위원장 선출 안건을 상정하지 않고 산회를 선언했다.
여야는 이날 오전까지도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민주당은 민주당은 상임위를 11대7로 배분하고, 법사위를 민주당이 가져가는 대신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포함한 7개 상임위원장을 통합당에 ‘양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통합당은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의 제안을 놓고 토론을 벌였지만 당내 반발이 강해 협상안을 추인하지 못했다.
통합당 내 3선 의원들은 ‘상임위 보이콧’ 카드를 꺼내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3선 의원들은 이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통합당에 대한 법사위원장 배분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통합당 3선 의원들은 모든 상임위원장 자리를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협상 결렬의 책임을 통합당에 넘기며 오는 15일 본회의에서 단독으로라도 상임위원장 선출을 마무리하겠다고 예고했다.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이 줄 수 있는 최대치를 뛰어넘는 양보안을 통합당이 의총에서 거부한 것”이라며 “우리는 최대치를 양보했고, 더 이상 지지부진한 협상에 매달리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