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17년간 지켜오던 자동차 수출 10만 대 지지선을 무너뜨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1일 발표한 ‘5월 자동차산업 월간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6% 줄어든 9만5400대에 그쳤다.
월간 수출 대수가 10만 대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3년 7월 8만6074대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는 현대차 노조가 주5일제 근무와 비정규직 차별 철폐 등을 요구하며 부분 파업에 돌입했던 영향이 컸다.
산업부는 주요국 자동차 딜러 매장의 순차적 영업 재개에도 불구 4월 현지 수요 급감에 따른 재고 물량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북미(-54.0%), EU(-30.3%), 아시아(-65.0%) 등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에 따라 모든 지역에서 감소세를 보였다.
생산 역시 조업일수 3일 감소, 해외 판매수요 위축에 따른 생산량 조정 등으로 36.9% 감소한 23만1099대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특히 전선 부품인 와이어링하네스 수급 불안정으로 트레일블레이저 생산에 약 9000대(추산)의 차질을 보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내수는 개별소비세 인하와 신차효과 업계별 프로모션 및 마케팅 강화 등으로 전년 동월 대비 9.7% 증가한 16만8778대를 판매했다.
코로나19에 자동차 수출이 직격탄을 맞은 것과는 반대로 친환경차 수출은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친환경차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3% 늘었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1만1496대를 수출해 전년 동월 대비 151.2% 증가를 기록하며 역대 1위 수출 기록을 달성했다. 전기차는 전년 동월 대비 연속 34개월 증가세를 보였다.
자동차부품의 수출은 해외 주요 완성차 공장들의 가동 중단 연장 등으로 전년 동월 대비 66.7% 감소한 6억5000만 달러에 그치며 부품 중소기업의 유동성 위기를 키웠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 완성차 업계는 이날 ‘자동차 부품업계 지원을 위한 상생특별보증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자동차 부품기업의 금융 지원에 나섰다.
이날 협약식은 기술보증기금을 통해 중소기업에 특화된 4200억 원 규모 보증 프로그램을 가동하기 위해 마련됐다. 완성차 업계가 140억 원, 정부가 100억 원, 지자체가 약 70억 원을 출연할 예정이다.
지원대상은 완성차 업계, 지역별 기술보증기금 영업점 등이 추천하는 1~3차 협력업체 중 자산규모 1000억 원 이하, 상시 근로자 1000명 이하의 부품기업이다. 신용등급보다는 해당 기업의 업력, 기술역량, 납품기업 확보 여부 등을 중심으로 지원대상 기업을 결정하게 된다.
기업당 지원금액은 연간 매출액의 4분의 1에서 3분의 1 수준으로 지원 한도는 운전자금의 경우 최대 30억 원, 시설자금의 경우 최대 100억 원까지 지원한다.
성 장관은 이날 협약식에서 “부품업체에 대한 유동성 지원망을 촘촘하게 구축해 기술력과 납품 역량은 있으나 신용등급이 하락한 기업도 위기를 견뎌 낼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중견 부품기업 지원을 위한 상생보증 프로그램도 금융위원회, 신용보증기금 등 관련 기관과 협의를 거쳐 이달 중 신속히 출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