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세계은행(WB)은 이날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World Economic Prospects)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강조하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WB는 올해 세계 경제가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5.2% 감소하고, 전 세계적으로 1인당 소득이 3.6%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흥 시장 GDP 역시 올해 2.5% 감소하는 가운데, 무려 1억 명 인구가 ‘극심한 빈곤’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WB는 극심한 빈곤을 하루 1.90달러 미만의 수입으로 정의하고 있다. 만약 예상했던 것보다 상황이 더 악화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세계 GDP가 8%, 신흥 시장이 5%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중남미와 카리브해의 경제 활동이 GDP가 7.2% 감소하면서, 가장 큰 하락을 겪을 전망이다. 동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은 유일하게 0.5%의 확장하면서 가장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 또한 1967년 이후 최악의 성장세다.
최근 몇 주간 코로나19는 선진국에서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 주요 신흥국으로 확산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이날 브라질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두 번째, 누적 사망자 수는 미국·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러시아에서도 최근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일주일째 8000명대를 유지하는 등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는 분위기다. 그리고 셧다운 조치 등 이에 대처하기 위한 각종 정책은 점점 더 큰 경제적 손실을 불러왔다.
WB와 국제통화기금(IMF)은 각국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씨름하는 것을 돕기 위해 일련의 구조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그리고 어려움을 겪는 국가들에 대한 채무 구제 계획을 조정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러한 조치들이 이번 위기의 규모를 다루기에 충분치 않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일라 파자르바시오글루 WB 부총재는 이날 “7000만 명에서 1억 명의 사람들이 하루 1.9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극도의 빈곤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직전 전망치였던 극빈층 규모 6000만 명에서 대폭 증가한 수치다.
아울러 그는 “이번 위기는 오래 지속되는 상처를 남기고, 세계적으로 큰 도전이 될 것”이라며 “건강과 경제 비상사태 대처가 첫 번째 의제로, 더 많은 사람이 가난과 실업에 빠지는 것을 막으려면 가능한 한 빠른 회복을 재건할 방법을 찾기 위해 단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