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역의 성공을 계기로 정부는 K-방역모델의 국제표준화를 추진한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활용된 우리의 기술과 경험을 인류 공통의 지식 자산으로 국제 사회와 공유하기 위해서다.
국제표준화는 이미 시작됐다. 코로나19의 신속한 진단을 가능케 한 ‘실시간 유전자 증폭 기반 진단기법(RT-PCR)'에 대한 국제표준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가 2016년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제안한 이 표준안은 한국의 성공적인 코로나19 대응을 계기로 4년여의 기술 논의를 순조롭게 마무리하고 오는 11월 국제표준으로 제정될 예정이다.
자동차 이동형(Drive Thru) 선별진료소 운영 절차를 국제표준으로 제안했으며, 도보 이동형(Walk Thru) 선별진료소 운영절차와 생활치료센터에 대한 국제표준안도 신속히 제안할 계획이다. 검사와 확진, 역학·추적 조사, 격리와 치료로 이어지는 감염병 대응 전(全) 과정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 18종의 K-방역모델이 국제표준이 될 날도 머지않았다.
물론, 표준을 제안한다고 모두 국제표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국제적 지지 기반을 확보하고 회원국 간 이해를 조정해야 하는 험난한 과정이 남아있다.
이에 정부는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와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K-방역모델 국제표준화 정책협의회’를 구성해 국가적 지원 역량을 결집해 나가기로 했다.
우선, K-방역모델의 체계적인 국제표준화를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고, 3차 추경에도 관련 재원을 반영해 신속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이달 중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주재하고 국제표준화기구(ISO) 회장, 미국 국가표준원(ANSI) 회장을 비롯한 글로벌 표준 및 의료·방역 분야 최고위 전문가가 참여하는 'K-방역 국제 웹 포럼'을 개최해 K-방역모델 국제표준화에 대한 오피니언 리더들의 지지 기반을 확보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K-방역의 국제표준화는 우리나라가 보건 의료 분야의 변방에서 중심국으로 도약하는 건 물론이고,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헬스 산업의 세계 시장 선점에도 크게 기여한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의 국격을 드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국제사회가 에볼라, 신종 인플루엔자, 메르스 등 치명적인 전염병 발병 당시에도 내놓지 못한 표준화된 방역모델을 대한민국이 주도해 나가는 것이기에 이번 국제표준화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
국제적 신뢰와 관심을 받고 있는 지금이 국제표준화의 적기다. 정부와 의료진, 기업 등 관련 전문가들이 신속하고 유기적으로 협력해 코로나19를 이겨낸 K-방역모델을 만들어낸 것처럼 국제표준화 역시 국가적 지원체계와 함께 개발팀의 노력이 더해질 때 성공할 수 있다. K-방역모델의 국제표준화가 한류, 즉 K-브랜드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