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를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오랜만에 박스권을 벗어나 강세를 기록했다. 전날 삼성전자는 6.03%(3100원) 오르며 8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SK하이닉스도 6.48%(5400원) 올랐다. 두 회사가 같은 날 5% 이상 오른 건 지난 3월24일 이후 처음이다.
표면적인 요인은 기관과 외국인의 쌍끌이 매수다.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781억 원, 기관이 5161억 원 순매수했고 SK하이닉스도 각각 812억 원, 2179억 원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업종의 전망이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이에 대한 투자 수요가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분식회계설이 제기된 알테오젠은 전날 24.70%(6만3600원) 떨어지며 19만39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시가총액도 5위로 밀렸다.
전날 알테오젠은 분식회계 등의 루머가 증권가에 퍼지면서 장중 한때 가격제한폭까지 주가가 추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알테오젠은 빠르게 진화에 나섰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분식회계는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당사 사업은 분식회계를 할 수 없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회사 안팎에선 현재 진행 중인 계약 또한 차질 없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테오젠은 현재 기술수출 계약 4건을 진행 중이며 회사 내부에선 악의적인 루머라고 일축했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알테오젠 관련 문의가 많이 들어와서 현 상황에 대해 간단하게 코멘트 드린다”며 “최근의 급등 때문에 일부 매물이 일시적으로 나오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펀더멘털이나 계약 관련돼선 바뀐 건 단 하나도 없다”고 설명했다.
카타르발 대형 수주 소식이 전해진 조선업계는 연일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삼성중공업은 전 거래일보다 18.34%(1080원) 오른 59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우선주인 삼성중공우는 연일 상한가다. 대우조선해양(7.12%)과 한국조선해양(4.99%), 현대미포조선(7.13%) 등 다른 조선주도 동반 상승했다.
이 밖에 조선 관련 기자재 업체들도 강세를 보였다. 조선선재는 상한가를 기록했고, 대창솔루션과 엔케이도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오리엔탈정공(20.66%), 케이에스피(12.68%) 등도 급등했다. 조선 후판을 공급하는 철강사들도 주가가 일제히 치솟았다. 동국제강, 고려제강, 포스코강판, 세아베스틸은 동반 상한가를 찍었다.
앞서 지난 1일 카타르 국영 석유사인 카타르 페트롤리엄(QP)은 홈페이지를 통해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과 LNG선 관련 협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계약은 QP가 3개 조선사의 LNG선 건조공간(슬롯)을 확보하는 내용으로, 통상적으로 대규모 계약에서는 정식 발주 전에 선박 건조를 위한 공간을 확보하는 계약을 맺는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 등 3사는 QP와 정식으로 LNG선 공급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 규모는 약 23조6000억 원에 달한다.
국내 증시의 호조세 속에 현대차 역시 연일 강세다. 전날 현대차는 5.85%(6000원) 오르며 10만8500원을 기록했다. 4거래일 연속 상승세로, 시가총액 기준 카카오를 제치고 8위(우선주 제외)로 다시 올라섰다. 현대차 시가총액이 카카오를 제친 것은 지난달 22일 이후 약 10일만이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약세를 면치 못했던 전통 제조업 기업 주가가 강세를 나타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