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들이 올해 하반기부터 금리확정형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 금리를 0.31~0.6%포인트 인하한다. 지난해 진행된 금융감독원 종합검사에서 금리산정체계를 지적받은 것의 일환이다. 소비자들은 연간 589억원 정도의 이자 비용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3일 보도참고자료에서 “생명보험사에 대한 종합검사 과정에서 보험계약 대출금리 산정 요소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생보사들은 보험계약대출 금리를 ‘기준금리+가산금리’로 산정한다. 기준금리는 보험계약에 지급되는 이자율이며, 가산금리는 ①업무원가 ②유동성 프리미엄 ③목표 마진 등으로 구성된다.
금감원은 보험사들이 금리확정형 보험계약대출에 대한 가산금리를 산정할 때 금리 변동 위험도 반영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보험사들은 보험 계약자가 대출을 신청함으로써 다른 자산에 투자하지 못하기 때문에 미래 투자수익률이 감소하는 데 대한 대가로 가산금리를 받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기준 생보사의 금리확정형 보험계약대출 금리는 6.74%로 운용자산이익률(3.5%) 두 배 수준에 이른다. 금감원은 “보험사가 보험계약대출로 인해 금리변동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은 극히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더군다나 금리 변동 위험은 보험사 자산운용 과정에서 기본적으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험계약대출 이용자에게 부담시키는 근거가 분명치 않다는 것이다. 또한 지급여력(RBC) 비율 산출 시 보험계약대출을 금리 리스크 측정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점 등도 고려했다.
또한 보험사가 보험계약대출 신청이 들어오면 돈을 내줄 수 있도록 항상 갖고 있어야 할 대기성 자금(예비 유동성)에 대한 기회비용도 과대 추정하지 않도록 개선했다.
이에 따라 생보사의 금리확정형 보험계약대출 금리가 0.31~0.60%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은 연간 589억원 수준의 이자 부담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금리 인하는 신규·기존 대출에 같이 적용되기 때문에 소비자가 별도 신청할 필요는 없다.
작년 종합검사 대상이었던 삼성·한화생명은 이달 1일부터 대출금리 산정체계를 개선했다. 나머지 회사는 올해 하반기 중 시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