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 ① 작년 1인당 가계소득 1만7381달러, 금융위기후 최대폭 감소

입력 2020-06-02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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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현수준이면 1인당 국민총소득 3만달러 위태..소득주도성장에 노동소득분배율 역대최고

지난해 가계 구매력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률과 물가 하락이 이어진 데다, 미중 무역분쟁에 환율이 큰 폭 절하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연말까지 최근 수준을 유지한다면 1인당 국민총소득 3만 달러 시대도 4년 만에 위태로울 수 있다고 봤다.

반면, 노동소득분배율은 역대최고치를 경신했다.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 일정부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가계총처분가능소득(PGDI·Personal Gross Disposable)은 1만7381달러로 전년대비 3.8%(682달러)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11.1%·-1348달러) 감소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반면, 원화 기준으로는 2026만 원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2000만 원대를 넘어섰다. 이는 전년대비 1.94%(38만6000원) 증가한 것이다.

PGDI란 국민총소득(GNI)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가계 입장에서는 와 닿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 가계 및 가계에 봉사하는 민간비영리단체의 소득을 합산한 것으로 제한적이나마 가계의 구매력을 엿볼수 있게 개발된 지표다.

GNI는 전년대비 4.13%(715억 달러) 감소한 1조6606억 달러를, 1인당 GNI는 전년보다 4.32%(1449달러) 줄어든 3만2115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이 역시 각각 2009년(각각 -9.95%, -10.42%)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다만, 원화 기준으로는 각각 1.6% 증가한 1935조7000억 원과 1.4% 늘어난 3743만5000원을 나타냈다.

이는 우선 경제성장률(GDP)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실질 GDP는 2.0%에 그쳐 2009년(0.8%)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계속되면서 민간소비(1.7%)와 수출(1.7%) 증가세가 둔화했다. 이에 따라 민간부문 기여도는 1.1%포인트에 그쳐 2009년(-2.3%포인트) 이후 가장 낮았다. 그나마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통해 정부소비(6.6%)를 늘리면서 경기를 받쳤다. 실제 정부 기여도는 1.6%포인트를 기록해 2009년(2.3%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물가까지 고려한 명목 GDP도 1.1%에 그쳤다. 이는 1998년(-0.9%) 이후 최저치다.

총체적 물가흐름을 엿볼 수 있는 GDP디플레이터는 0.9% 하락했다. 이는 1999년(-1.2%)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3월부터 0%대를 지속하는 등 부진이 이어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환율 급등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지난해 원·달러 평균환율은 1165.65원으로 전년대비 5.94%(65.35원) 급등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소득은 성장률과 디플레이터에다 환율이 영향을 미친다”며 “올해의 경우 성장률을 최근 한은 조사국 전망치(-0.2%)로 보고, 디플레이터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가정할 경우, 원·달러 환율이 최근 수준인 1250원 내지 1260원 수준을 연말까지 지속한다면 1인당 GNI는 3만달러를 하회할 수도 있겠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한편, 국민소득에서 노동소득(피용자보수)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노동소득분배율은 65.5%로 2년 연속 역대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피용자보수가 전년대비 3.4%(29조 원) 증가한 897조7000억 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박 국장은 “피용자보수 증가율이 국민총소득 증가율을 웃돌며 노동소득분배율이 역대최대치를 기록했다”며 “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층과 근로자계층의 소득을 높여 경제성장을 높이자는 게 소득주도성장이다. 분배율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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