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면수의 이슈만화경] 코로나19 진앙지 지목된 ‘한국판 아마존’ 쿠팡

입력 2020-05-31 18:13 수정 2020-06-01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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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부 부장대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태원 클럽 발 지역감염이 최근에는 경기도 부천 쿠팡물류센터 집단감염으로 확산되는 등 코로나 확진자 수는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정부와 방역당국 그리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한 국민들의 노력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형국이다.

3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쿠팡물류센터 관련 확진자는 총 11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 오전 11시 기준의 108명에 비해 3명 늘어난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 48명, 인천 44명, 서울 19명 등이다. 전체 확진자 중 물류센터 직원이 75명이고, 이들의 접촉자가 36명인 점을 감안할 때 확진자 수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확진자 수가 증가한 가장 큰 이유는 안이한 작업장 관리에 있었다. 실제로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물류센터의 ‘지표 환자’A 씨가 지난 달 9일 이태원 클럽 관련 감염지인 부천의 뷔페를 방문한 이후 지난 13일 첫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추정했다.

이 기간 동안 작업장 내 사회적 거리두기는 아예 없었을 뿐만 아니라 회사에서 제공하는 방한복도 서로 돌려 입는 등 작업환경이 감염에 취약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하물며 회사는 직원들의 빗발치는 문의에 확진자 동선 등을 알리기는 커녕 업무를 강행한 뒤 지난 달 25일 저녁에야 비로소 센터 폐쇄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와중에도 불구하고, 쿠팡 측은 물류센터를 폐쇄하기 전날인 25일까지 문자를 보내 출근할 수 있는 근무자를 찾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쿠팡 물류센터 집단감염으로 인해 현재 부천시는 다시 거리 두기 체제로 복귀했고, 고3을 제외한 모든 학년의 등교수업이 당분간 연기됐다.

사태의 심각성을 아는지 아니면 알고도 모르는 척 하는건지 쿠팡은 부천 물류센터발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에 대해 지난 달 28일 부천물류센터 폐쇄 후 사흘이 지나서야 홈페이지에 고객을 향한 사과문을 게시했다.

이는 첫 확진자 발생 이후 닷새만이다. 하지만 사태 원인으로 지목된 허술한 방역 관리와 근무 강행 등 초기 부실 대응에 대한 언급은 없고, 오로지 상품 안전성만을 강조했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상품의 안전성 보다는 재발 방지를 어떻게 할 것인지 보다 진정성 있는 사과일텐데 쿠팡은 하나만 보고 둘은 보지 못한 우를 범한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일각에서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쿠팡을 신천지, 이태원에 이어 제3의 진앙지라고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판 아마존을 꿈꾸는 쿠팡은 미국 나스닥 상장이 목표다. 작년 매출도 무려 7조1000억원을 기록할 만큼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집단감염에 대한 초기 대응 능력을 보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에는 아직 갖춰야 할 요소가 적지 않은 것 같다.

이태원 클럽에서 발생한 코로나19와 쿠팡의 사례를 종합해 볼 때 소규모 집단에서 감염이 발생하면 사회 전체가 멈출 수 밖에 없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떠 안게 된다.

아직 코로나19와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조금만 긴장을 늦춰도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되는 코로나19. 끝날 때 까지는 아직 끝난 게 아니라는 어느 영화의 대사처럼 우리 모두 조금만 힘내고, 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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