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블러썸엠앤씨가 대표이사의 횡령 혐의로 거래정지되면서 오르는 주가에 따라 산 ‘개미’들이 울상짓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전날 블러썸엠앤씨에 대해 대표이사 이 씨의 횡령 혐의 발생을 확인하고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정하기 위해 거래정지를 결정했다. 실질심사 대상 여부는 내달 18일까지 정해진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 씨의 횡령 금액은 295억 원으로 지난해 별도기준 자기자본(647억 원) 대비 45.6%에 달한다.
화장품 부자재 사업을 영위하는 블러썸엠앤씨는 최근 주가가 급격히 오르며 개인 투자자의 추종 매수세가 붙었던 종목이다. 블러썸엠엔씨는 마땅한 호재 공시가 없는데도 최근 8거래일(19~28일) 108.47% 오르며 주가가 두 배로 뛰었다.
일각에서는 중국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ㆍ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경기 부양책이 나올 경우 한한령 해제 가능성과 함께 실적 회복이 나타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화장품 상장사들은 이 기간 주가가 특별히 오르지 않았다.
블러썸엠앤씨는 대규모 금융사기 의혹을 받는 라임자산운용과 연루된 회사다. 실제 횡령 혐의로 지난 13일 검찰에 구속된 이 씨는 라임의 투자금을 지원받아 블러썸엠앤씨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회사 자금을 횡령하고 주가를 조작하기 위해 주가조작 브로커에게 약 40억 원을 지급한 혐의도 받는다.
이 씨의 검찰 구속 사실이 보도를 통해 세간에 알려진 것은 지난 18일부터였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당일 포함 전날까지 추종 매수에 나서며 94억8300만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기관과 외국인은 85억8300만 원, 9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블러썸엠앤씨도 투자자를 기만했다는 지적을 피하긴 어렵다. 급격한 시황변동과 관련한 조회공시 요구에 블러썸엠앤씨는 지난 25일 “별도 공시할 중요 정보가 없다”고 답변했다. 이미 대표이사가 횡령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상황에서 이같이 답한 셈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블러썸엠앤씨가 답변공시 전 대표이사의 구속 사실을 몰랐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며 “해당 공시에 대해 추후 심사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등 조치를 취할 수 있으며, 또 이 부분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과정서 고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