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농협금융지주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에 걸쳐 직원들에게 ‘빅데이터가 만드는 세상’, ‘포노사피엔스’ 등 DT와 관련된 책을 직접 추천했다.
‘포노사피엔스’는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여기는 ‘신인류’라는 뜻이다. 스마트폰의 등장이 인류에게 가져온 급격한 변화를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설명하는 책이다. 빅데이터가 만드는 세상은 빅데이터가 바꿀 우리의 삶의 모습에 대해 서술한다. 빅데이터가 사회에 끼칠 영향과 윤리적인 측면까지 깊이 있는 통찰이 담겼다.
두 권의 책은 김 회장의 ‘디지털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는 그의 경영 철학이 그대로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김 회장은 취임 후 ‘디지털금융그룹으로 본질적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일부 업무에 디지털을 접목하는 수준을 넘어 NH농협금융지주의 디지털 역량을 결집해 고객접점, 내부업무, 조직문화를 포함한 업무 모든 과정을 혁신하는 전사적인 DT를 진행하고 있다.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 디지털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러한 시대의 변혁 앞에 디지털 전환은 새로운 성장의 돌파구를 찾을 기회인 동시에 생존 전략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 회장은 최근 열린 임직원 회의에서도 디지털을 재차 강조했다.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평소 회장님은 틈만 나면 책을 보는 공부하는 CEO”라며 “디지털에 대한 지식이 상당해 직원들보다 훨씬 많이 아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설명했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를 파악하기 위한 거시적인 시각도 요구했다. 김 회장은 최근 ‘예정된 전쟁’이라는 책도 추천했다. 미국과 중국이 충돌할 가능성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한반도의 역할과 국제 정치의 역학관계, 외교적 딜레마 등에 관해 깊이 있는 관점을 펼친 책이다. 포스트 코로나 이후 뒤숭숭한 국제 정세 속에서 거시적인 시각을 유지해 올바른 판단을 내려라는 조언이 담겼다.
김 회장은 책을 통해 세대 간 차이를 이해하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그룹 내 ‘청년이사회’에 ‘90년대생이 온다’를 읽어보라고 직접 권유하기도 했다. 농협금융의 체질 개선과 미래 성장을 선도할 수 있는 밀레니얼 세대로 구성된 청년이사회는 경영진과 적극적인 소통을 위한 가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