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매 도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물자를 지원해 비판을 받는 주낙영 경주시장이 "해외자매도시 방역물품 지원이 뭐 그리 대단한 잘못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추가 지원하기로 한 계획은 철회했다.
앞서 경주시는 21일 자매결연 도시인 일본 나라시와 교류 도시인 교토시에 각각 방호복 1200세트와 방호용 안경 1000개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후 자매결연 도시 오바마시, 우호 도시인 우사시와 닛코시 등에도 방호복과 방호용 안경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경주시와 주 시장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일부 네티즌들은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주 시장의 해임을 촉구하는 글을 올리고 동의를 표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페이스북에 '오직 경주시민만 바라보고 가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시민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저에게 쏟아지는 개인적인 비난은 충분히 감내할 수 있지만, 저로 인해 우리 경주시와 경주시민 전체가 무차별 공격을 당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당혹스럽기도 하고 무척 가슴이 아프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 일본의 자매·우호 도시에 방역물품을 지원하게 된 것은 순수한 인도주의적 차원의 판단이었다"며 "일본에 수출 금지품목인 마스크를 보낸 일도 없고 국민 혈세를 낭비하지도 않았다. 방호복은 법적 의무 비축물자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추가로 보내기로 한 방역물품 지원계획을 취소하겠다고 말하면서 "어떤 결정을 할 때는 국민 정서를 감안해 매사 더욱 신중하겠다"고 전했다.
주낙연 경주시장은 쏟아지는 비난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자신을 향해 '토착왜구'라는 주장에 "저는 한·중·일 동양 삼국의 평화와 공존을 희망하는 소박한 인도주의자"라고 했다. 2005년 경상북도 자치행정국장으로 재임할 때 당시 독도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 시마네 현과의 교류단절을 과감히 선언하고 주도했던 사람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전했다.
아베 정권을 싫어한다고도 전했다. 그는 "시대착오적인 군국주의 부활을 꿈꾸며 공공연히 혐한 감정을 자극하는 일본 극우세력을 혐오한다"라며 "비난을 하더라도 근거 없는 가짜뉴스를 만들어 원색적인 욕설을 퍼붓는 일은 삼가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