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교육 스타트업 에누마(enuma)에 임팩트(Impact) 투자를 단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비대면 온라인 교육 솔루션이 부상하는 상황에서 이번 투자로 경제적 가치(EV)를 창출하는 동시에 교육기회가 제한된 아이들을 위한 교육용 어플리케이션(앱)에 대한 투입이라는 점에서는 사회적 가치(SV)를 함께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1일 SK㈜에 따르면 이 회사는 35억 원을 투입해 에누마의 주식 4.20%를 확보했다.
에누마는 2012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한인 부부인 이수인·이건호 대표가 창업한 교육 스타트업으로, 지역과 장애 등으로 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위한 교육 앱을 내놓고 있다.
2014년에는 장애 아동을 위해 선보인 수학 교육 애플리케이션 ‘토도수학(Todo Math)’은 전 세계 20개국 애플 앱스토어 교육 부문 1위, 누적 다운로드 수 700만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에누마는 2017년 사회혁신 기업가들에게 수여하는 ‘아쇼카 펠로우’에 선정됐으며 지난해에는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인류의 문맹 퇴치를 과제로 내걸고 후원한 아동 교육 경진대회인 ‘글로벌 러닝 엑스프라이즈’에 대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SK㈜가 에누마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임팩트 투자를 진행했다.
에누마가 학습이 어렵거나 장애가 있는 아동들까지 평등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며 전 세계의 불평등한 교육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교육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이를 통해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모색하려는 것이다.
SK㈜ 관계자는 “투자형 지주회사로서 임팩트 투자를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며 “에누마는 교육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온라인 콘텐츠를 개발하는 교육분야 소셜벤쳐로서 SK㈜가 추구하는 투자철학과 원칙에 부합하는 비전과 역량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번 임팩트 투자를 통해 미래 세대의 주역인 아이들이 차별없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역할을 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향후 에누마가 전 세계 디지털 교육 환경 조성을 주도함으로써 더 큰 규모의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로 SK㈜의 투자의 전반적인 방향성도 엿볼 수 있다.
SK㈜는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투자 의사 결정 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측면과 사회적 가치 창출 수준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적용해 투자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
장동현 SK 사장 역시 지난 3월 주주서한을 통해 “사회적 가치 창출은 단순한 구호로써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업(業)과의 긴밀한 연계를 통한 경영 체계(Management System) 전반의 과감한 혁신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기업의 생존 필수요건으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의 동시 추구’를 제시함에 따라 ‘더블 보텀 라인(DBL)’ 경영 기조로 임팩트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K그룹은 '착한 기업'에 투자하는 임팩트 투자를 위해 2017년 KEB하나은행과 110억원 규모로 1호 펀드를 조성했고, 2018년에는 신한금융그룹과 200억 원 규모의 2호 펀드를 결성했다. 지난해 11월에도 500억 원대 펀드를 조성했다.